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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 위스키, 스틸 영
  • 박병진
  • 18,900원 (10%1,050)
  • 2025-01-03
  • : 1,400


 

“위스키의 가치는 숙성 연수나 캐스크 품질이 아니라 (...) 어떤 절대 기준과 차별도 없으며, 오직 마시는 개인들 각자의 판단과 수용 정도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스코틀랜드가 고향인 교수들의 위스키 자부심은 대단하다. 적어도 내 경험은 그랬다. 덕분에 처음 마셔본 싱글 몰트 위스키, 추억과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여 최애 위스키가 되었다. 목록에 있어서 무척 반갑다. #글렌피딕



 

과다한 음주를 강요하는 한국사회에서, 나까지 음주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진 않지만, 저자도 언급하는 것처럼, 폭음, 과음, 강요가 아닌 음주에 대한 다른 문화, 다른 태도, 다른 방식이 잘 알려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우연한 기회에 위스키를 마시게 되었지만, 깊이 있게 배운다거나 까다롭게 미감을 단련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쓴 의도와 담긴 내용이 더 공감이 되고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위스키라는 소재를 통한 역사와 정치, 인문과 지리, 문화적 배경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그렇듯 재미있다. 부담이 없으면서도 읽고 나니, 기억에 남은 정보들이 아주 유용한 지식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스코틀랜드 130여 개 위스키 증류소 중 절반 이상이 스페이강 유역 스페이사이드에 자리하고 있다.”

 

모든 내용이 읽기에 즐거웠지만, 최대 관심사인 스코틀랜드 위스키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한정된 지면에 기록을 남기려한다. 오래 마신 위스키에 대해 아는 바가 너무 없었단 새삼스런 자각이 새로 알게 된 내용들을 더 반갑게 한다.

 

“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마시는 위스키 내용물 중 3분의 1정도는 글래스고나 에든버러의 수돗물이다. 그러나 글렌피딕은 (...) 물맛을 지키기 위해 수돗물이 아닌 증류소 인근의 맑은 샘물(로비듀)만을 고집한다.”

 

책 덕분에 생각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독재자 돼지들은 위스키를 마시며 권력의 쾌락을 만끽한다. 다친 동물들을 도축업자에게 팔아서 위스키로 바꾸는 장면이 나온다. 술과 쾌락, 동서고금 분리된 적이 없는 듯.

 

딱 한잔 혹은 더블 샷을 천천히 즐기는 위스키파(?) 독자들에게는 유쾌하면서도 소중한 선물 같은 책이다. 친절하고 다정한 스코틀랜드 사람들과 그 분위기가 한 겨울의 화로처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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