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누군가 널 지켜 냈으니 여기 있겠지…….”
표지를 보는 순간, 달은 울지 않는다는데 내가 울고 싶었다. 어린 아이와 늑대가 위험을 피해 숨은 앞자리를 가능하면 내가 막아주고 싶었다. 첫인상은 때론 정확해서 읽는 내내 자주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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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키고 살리고 키운다는 것은 간절한 일이다. 두려운 것이 많아지지만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일이다. 잠들어도 존재의 일부를 깨워두는 일이며, 아파서 혼미해도 몸을 일으키는 일이다. 상처 입은 늑대와 지구에 떨어진 달이 인간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겨우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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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에 후회가 많은 어른 독자인 나는 이 책이 전하는 서늘하고 뜨거운 분위기에 불안감이 찰랑대는 것을 견디며 읽었다. 불안한 짐작대로 전개가 될까봐 용기를 내어 계속 읽었다. 아픈 결말일까 더 용기를 내어 끝까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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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청소년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무척 궁금하다. 입장이 다르니, 내가 양육자들의 기분에 밀착해 있은 것과는 다를 것이다. 청소년 독자들이 느끼는 것이 지극한 사랑이면 좋겠다.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 부끄럽거나 약점이 되는 게 아니라, 용기가 필요한 멋진 일이라는 것을 눈여겨 봐줬으면 좋겠다. 미처 몰랐던 삶의 수많은 크고 작은 것들 모두가 누군가가 애쓰고 도운 덕분이라는 것도 알아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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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세상이 별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고 다정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포기해도 되지만, 그 대신 크고 작은 손해와 희생을 감수한 분들이 남긴 큰 사랑 덕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달을 더 자주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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