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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 인생은 파랑
  • 남도형
  • 16,200원 (10%900)
  • 2024-04-20
  • : 7,315


 

로얄 블루와 코발트 블루를 오래 좋아했다. 실은 지금도 좋아한다. 블루를 좋아해서 블루가 들어간 작명을 많이 한, 나는 모르던 성우 아이돌의 파랑파랑한 에세이다.

 

직업이 성우이니 육성을 듣고 싶어 유튜브를 찾아봤다. www.youtube.com/@NDH_Blueclub 이제 문장에서 육성을 더 선명하게 들으며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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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진행되고 이루어지는 모든 일, 그 모든 일에 관여할 수 있는 직업이 성우다.”

 

안다고 생각한 지식이 얼마나 단편적인지는 그 지식이 속한 세계를 만나게 될 때 깨닫는다. 만화나 영화에서 목소리만으로 연기를 하거나 내레이션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말로 이루어지는 일은 세상에 얼마나 많고 다양할 것인가.

 

“누군가 나의 숨은 능력을 알아봐줄 때 인생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중년의 독자라서, 성우 프리랜서도 처음 알았다. 성우란 방송국에 소속된 직원인줄만 알았는데. 음성 샘플 USB를 들고 오디션을 보러 다닌다니 무슨 얘기인지 어리둥절하게 성우란 직업 세계를 배워나간다.

 

“KBS 공채 성우가 되면 일정 기간 방송국 소속 성우로만 활동을 해야 한다. 그 이후는 프리랜서로 자동 전환된다.”

 

TV를 좋아하거나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서 사정을 잘 모르고 프로그램도 낯선 게 많고 10여 년간은 한국에 없어서 더 모르고, 귀국해서도 TV 없이 여러 해를 살아서 잘 몰랐다. 더빙 외화 - 주말의 명화와 명화극장 - 가 2010년, 2014년에 폐지되었다는 것도.

 

애써 시험을 보고 합격한 이후에도 - 실은 거의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 시험 이상의 어려운 도전들과 좌절들은 이어진다. 그 과정을 모두 배움이라고 여기면서 성장하면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인이 되는 것이다. 쉽지 않아 병이 들기도 한다.

 

“이명은 7개월이나 지속되었다. 끊임없이 들리는 소리에 미칠 것 같았고 점점 피폐해졌다.”

 

무엇이건 계기로 삼아 성장과 변화를 도모하는 이들이 있다. 저자가 20대에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이렇게 긍정적인 것이 놀라웠다. 이명을 계기로 삶의 패턴을 다잡고, 몸을 돌보고, 이명이 안 들리는 날의 행복을 만끽하고, 중요한 것들을 챙겨나가는 변화.

 

“‘이 말을 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항상 스스로에게 물아봐야 해. 성우는 바르게 말하는 게 중요하다.”

 

쉬운 단어들이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바르다’는 것에는 여러 내용이 함께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분명하다. 모국어라고 해서 누구나 유창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란 화술과 동의어가 아니다. 말은 생각보다 더 노골적인 신분증과 같다. 삶이 즉시 드러난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을 더 자주 돌아보고 객관화시켜야했고, 그랬기 때문에 자신을 더욱 ‘답게’ 잘 세울 수 있었다고 느낀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유지되려면, 늘 자신과,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해야했을 것이다.

 

글도 재밌고 쉽게 잘 쓰는 저자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읽고 나니, 파랑이 잘 어울린다. 맑으면 황사와 미세먼지, 아니면 비가 오는 봄에, 덕분에 푸른빛을 찾아 고개를 올려다보곤 했다. 앞으로도 바라는 만큼 푸르러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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