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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본래 크나큰 이야기
  • 이탈리아로 가는 길
  • 조귀동
  • 16,200원 (10%900)
  • 2023-07-28
  • : 4,039



항상 중요한 주제지만 지금 더 절박한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다. 양극화, 불평등, 저출생, 고령화, 지방소멸... 뭐든 정치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인간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가 그러하다. 제발 “정치적이라 싫어요, 나빠요”하는 지나치게 순진무지한 생각과 발언은 그만 두자. 정치는 인간의 생존 조건이다.

 

‘갈등 해결’ 방식으로서의 정치를 복원하고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 고민해야할 많은 것들을 한 권에 담았다. 반갑고 고맙고 유용한 책이다. 읽을수록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사회’가 아니라 필요한 뭐든 다 바꾸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힘을 얻는다.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사회가 봉착한 풍경과 퇴보한 미래가 끔찍하고 참담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지금의 불편과 손해가 비교할 수 없이 더 낫다. 물론 악순환을 낳은 기제, 이미 만성화된 위기에 대해 솔직하고 통렬하게 이해/수용하는 것이 먼저다.

 

정치에 포퓰리즘이 득세 중이면, 유권자로서 표의 힘이 아직 있는 거라고 낙관하기로 했다. 문제는 방해가 되고 유해하기까지한 언론 환경에서도 어떻게 여론/공론을 만들고 속지 않는가이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 훈련을 다시 해야 한다.

 

“포퓰리즘 정치의 핵심은 독일 정치철학자 카를 슈미트가 말한 “적과 친구의 구별”이며, 이를 통한 집합 정체성의 창조다. 포퓰리즘 정치인은 이 만들어진 정체성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기실 ‘아我(우리)’와 ‘피아彼我(저들)’가 누구인지 해석하는 세속적 종교인에 가깝다.”

 

다양한 사회모델과 한국사회의 시행착오의 역사, 세계사와 국내에 미친 영향, 한국사회의 이중 구조, 경제 구조와 사회복지 구조, 가부장제 사회, 포풀리즘 정치 등 현재의 만성고착에 이른 원인을 상세 설명한다. 요약으론 부족하고 책을 통해 찬찬히 읽으니 선명해진다.

 

분석과 진단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정치적 부족주의에 대한 지적과 현재 무능 정부, 상위 중산층 정당이 된 최대 다수당인 민주당, 정치 복원을 위한 대중정당에 대한 이해와 유권자들의 유형과 행태에 대한 자료와 해석도 유용하다.

 

“2017년 폐허가 되다시피 한 보수정당이 5년 만에 재집권할 수 있었던 건 민주당이 스스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치적 무능력 속에서 보수는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내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외연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은 건 익숙한 습관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뿐이었다.”

 

그럴 듯하게 보였던 절차적 민주주의와, 선진국이라는 명명의 달콤함 아래, 삶을 휘두르고 망치는 불안정한 정치적 토대와 사회적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는 귀한 기회다. 상위 중산층이든, 보수주의자든, 직업 정치인 아닌 누구라도, 삶과 세상에 진지한 모두가 함께 읽고 대화를 많이 나눌 기회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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