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을, 돌이킬 수 없다라는 뼈아픈 감정 그 자체를 깊이 체화한 사람의 내면과도 닮은 채로. 너는 글쓰기를 닮은 몸짓으로 걷고 걷는다.- P104
그러니까 너는 이제 어디든 머물러도 좋고 어디로든 떠나가도 좋다. 나아가도 좋고 되돌아가도 좋다. 어느 쪽으로든 열려 있는 길을 굳게 껴안으면서 걸어왔고 걸어왔으므로. 네가 껴안은 것은 이전과 이후를 품은 오늘의 너 자신이었으므로. 어제의 너는 죽고 싶었는데 오늘의 너는 내일을 계획하며 한 줄 더 써 내려간다. 작고 희미한 가능성이 되어. 이봄의 새싹은 녹색이 아니라 검정이라고 쓰면서.- 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