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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님의 서재

오른쪽을 바라보며 왼쪽을 바라보며.
오른쪽과 왼쪽. 그 사이의 공백을. 그 속의 심연을 바라보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그 이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다시 그 이전. 오른쪽을 바라보다가 왼쪽을 바라보려는 그 사이에. 그 이전. 왼쪽을 바라보다가 오른쪽으로 바라보려는 그 사이에 그 사이와 사이에. 그 사이와 사이의 사이 사이에.
물빛은 아름답겠지. 물빛은 아름답고 쓸쓸하겠지.- P25
패터슨이 무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듯이 직관적으로 바로 써 내려가는 것은, 그가 버스를 운전하면서, 산책을 하면서, 늘 오가는 거리를 걸으면서, 그렇게 일상을 살면서,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내면으로부터 작동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저 깊은 마음의 눈으로, 늘 삶의 구석구석을 면밀하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발견하고 연결하고 다시 낯설게 보면서 세계를 확장시켜나가기 때문이다.- P52
노랫말과는 무관하게 어떤 인물을,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데, 이것들은 아주 모순적이게도 바닥의 어둠과 천상의 환희를 동시에 품고 있다. 나는 이들이 어떻게 이런 깊은 어둠 속에서 가장 환한 빛에 이를 수 있는지, 어떻게 그 희미한 불빛으로 어둡고 지친 누군가를 건져 올릴 수 있는지 묻는다. 당신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죽음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일어나,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내게뚜벅뚜벅 걸어오고 있느냐고, 나는 묻는다.-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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