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창밖으로 흰 눈은 끝없이 내려앉았고. 마치 꿈결처럼.- P14
잊지 않기 위해서. 잃지 않기 위해서. 무언가 기억하기 위해서. 무언가 간직하기 위해서.- P17
결국 쓴다는 것은 자신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어 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슬픔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기가 가진 지극히 단순한 낱말 속에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또 다른 소리와 의미를 다시 새롭게 겹쳐 새겨 넣는 것이라는 사실을.- P19
자기 개시의 순간이 활짝 펼쳐지기를 기다리면서. 시의 몸을 입은 언어가. 시의 혼이 흐르는 언어가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오래된 의미의 그늘을 지워내고. 한없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추론의 언어로 다시 움직여가기를. 그런 의미에서 오늘 다시 새로운 봄이고 새로운 꽃이다.-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