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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소님의 서재
  • 육식의 종말
  • 제레미 리프킨
  • 11,700원 (10%650)
  • 2002-01-18
  • : 10,877

  이 책을 소개받은 것은 오래되었다. 하지만 육식은 개인의 기호의 문제이고 채식주의자도 풀을 먹는 것은 생명에 대한 폭력이 아닌가?하며 육식에 대한 편의를 포기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날로 더워지는 지구온난화, 지구기온의 재난에 해마다 기아로 사망하는 인구수의 증가, 소를 살찌워 육질이 좋은 고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소에게 사료로 먹이는 곡식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육식에 대한 취향이 부끄러웠다.


"타인에게 가한 비인간적 처우는 내 안의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칸트의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인디언이 차지하고 있던 서부개척지를 빼앗기위해 인디언의 주식이었던 버팔로를 몰살하고 그들의 땅을 헐값에 사서 굶주린 인디언들에게 소를 팔았던 얘기가 2부 <미국서부 정복기>에 나온다.

  인디언들은 몰살되어 버린 버팔로의 부재가 믿기지 않아서 미국인들에게 받은  돈으로 소 20마리를 사서 제물로 바치고 신에게 다시 버팔로를 이 지구상에 돌려달라고 기도를 드렸다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지구의 미래에 드리워질 암울한 미래를 먼저 본 것 같았다.


서구문명에서 힘과 다산을 상징하던 소숭배 문화에서 영국인들 특히 지배게층에게 붉은 소고기을 먹고 사냥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세상을 정복하고 강력한 힘과 생명력을 가져오는 것으로 인식했다. 켈트족의 전통문명에서 기원한 소에 대한 숭배(cattle)은 후에 자본(capital)에 대한 소유욕으로 확장되어 소를 먹고 사냥한다는 것은 신이 내려준 선물과 자본을 획득한다는 의미이므로 지배계층이라면 널리 행해야 할 일이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소를 위한 목초지로 만들고 아일랜드인들은 목초지 변방에서 감자로 주식을 삼다 대기아를 맞은 사실을 기억한다.


  다른 생명의 기아와 고통에 무신경한 인간성은 더욱 식민지개척에 열을 올리며 산업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농토에서 쫓겨나 도시 노동자로 전락한 이들에게 육식을 공급함으로써 사회불만을 누그러뜨렸다. 영국 목축업자들이 미국 내 농경지대에서 소를 키우는 일은 제국주의의 식민정책과 정확히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팜파스를 비롯 남미와 아프리카의 목초지에서 소들은 그들의 발굽으로 땅을 단단하게 만들며 웅덩이와 샘을 점점 가물게하여 사막화시키고 있다.


이 책은 나의 음식에 대한 기호가 타 생명체의 고통과 기아, 지구의 황폐화에 큰 책임이 있더라도 그러한 음식에 대한 취향을 존중받아야 되는지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잔혹함, 생명에 대한 무신경과 동물에 대한 학살로 그 어느 책보다 마음이 아팠다.

이베리아 반도의 뿔 달린 오록스 후손인 스페인산 소는 서부평원에서 중서부 농장 지대로 이송되었으며, 그곳에서 육질에 지방이 들어찰때까지 기름진 옥수수로 살을 찌웠다. 그런 다음 고기는 철도와 증기선을 통해 영국 항구로 이송되어 영국인과 유럽인의 식탁에 올랐다.
오늘날 미국의 경우 농경 지대에서 생산된 국물의 70% 이상이 가축들, 특히 소의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체 곡물의 3분의 1이 소 및 다른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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