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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앨리슨 데이밍거
  • 21,600원 (10%↓1,200)
  • 2026-07-17
  • : 1,890
오… 대단한 시도를 담은 책 같다. 어쩌면 ‘인지노동‘ 연구의 고전이 될지도?

여지껏 가사노동과 육아는 육체적인 일 위주로 측정되고 가시화되었다. 누가 설거지 하는지, 누가 장을 보는지, 누가 집안 수리 문제를 해결하는지, 누가 자녀를 등하원시키는지 등등.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식료품을 배달받고, 중개플랫폼에서 수리업체와 컨택하고, 등하원 도우미를 고용하는 등 일을 간소화, 외주화를 하더라도 왜 여자쪽이 더 소진되는 걸까?

🤯 그건 여성이 문제를 예측하고, 가능한 선택지를 리스트업하고, 결정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일련의 ‘인지노동‘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휴지가 떨어졌다. 누가 알아차리고 채워넣을까? 아이의 수학성적이 형편없다. 누가 학원을 알아보고 상담예약을 잡을까?

🤯 ‘개인‘이 본질적으로, 타고난 성격이 파트너에 비해 더 꼼꼼하고, 계획적이고, 예리한 것이 아니라 그런 능력을 키울 기회가 더 많았던 것이다. 육아 커뮤니티는 아빠보다 엄마친화적이고 엄마중심적이다. 남성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당신(엄마)이 하는 게 낫지 않겠어?”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 한 사람이 도맡게 되면 다른 한 사람은 그 일에 무지해진다. 한 사람이 유능해보이면 다른 한 사람은 전략적으로 무능해진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자동차 점검 같은 ‘남성의 영역‘에는 무능해진다. 하지만 자동차가 매달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

🤯 남성이 더 인지노동을 부담하는 가정도 있다. 그런 경우는 대개 여성의 소득이 높았다. (여성의 소득이 높을수록 남성의 인지노동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때 여성은 남성파트너의 수고를 매우 잘 인지하고 있었으며 고마워했다. 반대의 경우에는 여성이 본래 성격상 더 잘 챙긴다는 식으로 이해되고 넘어갔다.

🤯 퀴어커플은 성별화된 인지노동에서 자유롭다. 아내라면, 남편이라면 응당 그래야지.. 라는 사회적 기대에 맞서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균형하게 인지노동이 분배되기도 한다.

🤯 이상적으로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하는 퀴어 커플은 개인 성향을 살려 분업한다. 떠밀려서 맡은 게 아니라 책임지기로 선택한 거다. 그러면서도, 상황에 따라 자신이 파트너의 일을 언제든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성 + 유동성 + 주체성의 삼박자.

근래에 읽은 사회과학분야 책 중에 젤로 잼썼음. 후속연구를 바라며 쓴 글인지라 글이 매우 촘촘하다. 관찰해서 알아낸 부분 중 담을 수 있는 부분은 다 담으려고 한 것 같아 문장을 읽을 때 좀 피로한 감이 있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내용이 매우 흥미로워서 금방 읽었다.

인지노동은 커플의 팀플레이 외에도 적용시켜 생각해볼 아이디어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자주 들었던 생각은, AI에게 이런 인지노동을 시키고 의지할 수 있을까? 그러면 젠더화된 분업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 대가족에서의 인지노동은 어떠한가. 특히 명절에는 젠더화된 인지노동 분업뿐만 아니라 형제 간의 인지노동 쏠림 현상도 관찰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이 책을 읽으며 더더욱… 결혼하지 않는 삶, 하더라도 각집살이를…꿈꾸게 되었다. 내가 누울 자리는 내가 잘 닦을 순 있는데 내가 깨끗이 해놓은 자리에 누가 씻지도 않고 철푸덕 앉아버리면 꼭지가 돌 것 같다. 이건 구조적인 문제인데, 개인적으로는 겪고 싶지 않음. 비겁한가? 근데 그렇게 키워진 사람이랑 어떻게 같이 살아? 가르쳐가면서? 난 못 해. 어릴 때 빨래 널다가 동생한테 쌍욕을 날린 적이 있다. 넌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왜 안 해? 라고…… 하물며 남편한테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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