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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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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웃기다.
나는 아마 이 이야기를 잊을 것이다. 잊을 것이라고 적어둠으로써 어렴풋하게는 기억해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잊겠다는 다짐이 아니다. 그냥.. 별 대단치 않아서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비웃으며 봤던 기억뿐인 <헤어질 결심>처럼.

◾️나는 죽은 사람들의 옛날 사진을 가끔 본다. 사진 속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죽음의 징후가 있는지 열심히 찾는다.(35)

◾️한번은 액자 양 끝에 팔을 대고 사진 앞에 그냥 서 있었다. 몇 시간 동안 마틴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의 삶이 바라던 대로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을 파악하려 애썼다. 하지만 포착한 것은 웃음, 힘, 아름다움이었다. 의기양양하고 도전적인 생명력 넘치는 얼굴이 사진 기술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올 것 같았다. (258)

일평생 ‘징후’를 찾던 남자는 "그녀와 만날 때마다 내 삶이 이미 끝났다는 확신의 리본”(58)을 수집하며 기꺼이 나락행 열차에 탑승한다. 운명에 무력한 이 남자는 결코 좌표가 되지는 못하는 그 징후들만으로 감복해 한다. 욕망의 노예이자 지배자가 되어 삶은 원래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 합리화한다. 훌륭한 공연(31)에서 퇴장할 수 있어서 기뻐한다.

이 양반은 자기 영혼의 지형을 등고선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위에서 아래로, 전체에서 일부를, 사진에서 미래를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경사진 내면의 풍경을 누군가가 알아채주길 바랐다. 타인이 그 높낮이를 훑어주기를 바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도 감당 못하는 존재의 껄끄러운 면(12)을 자기같은 다른 사람이 핸들링할 수 있다고 믿는 거지.

▫️주책을 떠는 게 진짜 모습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오랜 세월 그런 척 사는 게 도움이 됐죠. 윌버는 늘 제 내면을 들여다보았어요. 실은 그이와 결혼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227-228)

그는 안나와 머물렀던 방의 인테리어를 머릿속으로 그렸다. 안나의 심중은? 글쎄. 그는 안나가 직접 그려준 지도(119)로 만족했다. 그는 안나를 읽으려고 한 적 있을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믿으면서 상처 입은 무시무시한 사람이라는 그 고백에서 무얼 읽어냈을까.

작가는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이 남자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잉그리드의 남편, 마틴과 샐리의 아버지인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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