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공동체
평안 2023/06/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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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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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로치나 여성들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다.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공동체를 떠날지 말지를 의논하는 자리에서 한 남성에게 기록을 부탁한다. 그 남성은 아우구스트, 부모 손을 잡고 공동체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자로 아이들에게 숫자와 글자를 가르치는 선생이다. 이들의 회의를 아우구스트의 시선으로 아우구스트처럼 구석에서 경청하는 읽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더 몰입될 것 같다. 영화로 보는 것도 좋겠다. 여성들의 최종결정은 책 표지를 펼쳐보면 알 수 있다. 여성이 말을 끄는 그림이 말해준다. “우리는 아이들이 안전하길 원해. 우리의 신앙을 지키고 싶고, 생각하고 싶어.”(182) “이곳을 떠나는 일은 우리에게 좀 더 멀리 볼 수 있는 관점을 얻게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용서하는 데에 필요하며, 우리가 지닌 믿음에 따라 제대로 사랑하고,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168)
고립된 공동체에서 살아온 여성들이 나눈 이야기는 오늘날 글로벌 페미니즘의 의제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니잖아. (중략) 아마도 문제는 남자 그 자체가 아니라 남자들의 머리와 마음을 잠식하도록 허용된 치명적인 이데올로기겠지.”(105) “우린 일원이 아니라고! 우리는 몰로치나의 여자들이야. 몰로치나라는 공동체 자체가 가부장주의의 토대 위에 쌓아 올린 거야.”(183) “그들이 권력을 추구했기 때문에. 권력을 휘두를 대상이 필요했고 그게 우리가 된 거지.”(187) “문제는 성경에 대한 남자들의 해석과 그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전수됐냐는’거야.”(237) “우리는 아들들이 타인을 연민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되도록 키우는 과정에서 재교육을 유기적으로 하게 될 거야.”(239) “다른 여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특정 상황에서 그들이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일을 할 때, 네가 위선자처럼 굴면 안 되지.”(269) 서구 여성 작가의 시선에서 그려진 소설이기 때문에 다소 익숙한 언어들일 수 있다. 이점을 작가도 의식했는지, 아우구스트의 입을 빌려 저지대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몇몇 단어들을 상당히 의역했음을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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