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로 글을 쓰면 책 10권은 나올 겁니다.˝
예전에 어떤 작가의 글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모두 자신의 인생은 특별하고, 자신이 겪은 일을 글로 쓰면 책 10권은 거뜬하다고. 하지만, 글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다. 알다시피 책은 특정한 형식과 체계가 있다. 그렇기에 많은 작법서가 등장하고, 글쓰기 지침이 산재해 있다. 사람들은 모두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한다. 쓰고 싶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로 전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 모든 이야기는 ‘나‘에게서 시작하는 ‘특별한(개인적인)‘이야기다.
˝이 책에서 나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몇 가지 요소를 소개하면서 내 삶의 경험을 예로 들어 당신도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생각과 영감을 자극하기 위해 간단하고 기본적인 예제를 제시하며, 챕터에 따라 다양한 스토리텔링 예시와 구조로 주제를 설명하겠다. 또한, 역사를 사랑하는 작가로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도 공유하겠다.˝
책의 전반적인 주제는 제목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초반부터 ‘나‘에 주목하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가 정말 ‘자신‘도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특정한 ‘개인‘에게 집중하라는 뜻이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보자면, 작가는 우연히 1900년대 편지를 입수했다. 작가는 그러한 개인적인 편지와 내용을 말하면서, 왜 이런 편지를 썼고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작가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질문이 좋은 글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한다.
책은 직관적으로 쓰여있다. 표지를 보면, 9가지의 키워드가 보인다. 9가지의 키워드는 좋은 스토리를 쓰는 최소한의 기준이라 볼 수 있다. 몇 가지를 뽑아서 한 번 같이 살펴보자.
플롯
플롯은 스토리 구성 단계에서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이 아닐까?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좋은 플롯을 작성하려면 적절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질문을 통해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고, 또는 새로운 갈등을 발견할 수 있다. 스토리는 호기심을 통해 구성되고 갈등으로 진행된다. 사실, 인생을 반추해 보면 호기심과 갈등의 연속이다.
˝플롯을 구성할 때 갈등을 켜켜이 쌓으면 좋다. 갈등은 흥미와 긴장을 유발한다. 갈등은 이야기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관점
˝관점의 차이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다. 영국 화가이자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를 아름답게 표현했다. ‘누군가에게 기쁨의 눈물을 자아내는 나무는 다른 누군가에게 그저 푸른 방해물에 불과하다.‘ 당신은 자신의 기억과 에피소드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근원적인 시선일 때도 있고, 직업적인 관점도 있고, 관점은 다양하며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오늘 일기를 쓴다면, 어떤 관점으로 쓸지 생각해 보지 않을까? 저자는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각도로 보는 연습을 하라고 말한다. 어떤 사진을 봤다면, 당신은 사진 속에서 무엇을 봤는가? 또는 사진에 찍혀있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가?
˝삶은 깊고 충만하게 겨험하기 위해 꼭 다른 대륙으로 날아갈 필요는 없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그들의 관점을 고려하자. 어떤 시점을 택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당신은 독자가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하길 원하는가? 아니면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관찰하기 원하는가? 각 시점에는 장단점이 있다. 당신이 구상하는 이야기에 가장 적합한 시점은 무엇인가?˝
책의 장점 중에 하나는 문학 용어를 쉽게 설명해 준다. 앞에 말했던 ‘플롯‘또한 마찬가지다. 필자는 웹소설을 자주 읽는다. 웹소설은 아마추어~프로까지 다양한 사람이 쓸 수 있다. 어떤 웹소설은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지만, 어떤 웹소설은 아마추어 색깔이 진한 경우가 있다. 보통 미숙한 웹소설 댓글 보면, 시점이 난잡하다는 조언이 있는 경우가 있다. 작가는 1인칭 시점, 2인칭 시점, 3인칭 시점, 3인칭 전지적 시점을 쉬운 설명과 예시까지 넣어 독자의 이해력을 올리고 있다.
또한, 소주제 끝에는 ‘연습하기‘ 부분이 있다. 독자가 스스로 연습하기 어려울 경우 작가가 내주는 과제를 천천히 따라가는 것도 좋아 보인다. 작가의 친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글쓰기에 소재도 중요한 만큼 작가는 역사/문화 이야기도 해준다. 용어, 작가,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 준다. 독자들은 이 부분을 읽고 자세히 알고 싶으면 관련 서적을 찾아봐도 좋겠다!
용기
저자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에 겁먹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래, 난관이 있을 것이다. 계시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영웅의 여정이다. 그것이 용기이고, 기억이고, 이야기다. 그러니 숨을 고르고 일단 시작하자. 뛰어들자.˝
책은 일반적인 작법서와 다르다. 계속해서 ‘자신‘을 강조하고, ‘경험‘, ‘감정‘을 끊임없이 얘기한다. 글을 누군가가 써주지 않고, 자신이 써야 한다. 저자는 그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책의 제목처럼 ‘베스트셀러‘이니깐, 우리는 용기를 갖고 글을 써야 한다.
책은 정말 읽기 편하게 만들어졌다. 우선, 표지부터 책이 어떤 것을 말할 것인지 직관적으로 표현됐다. 플롯, 인물 설정, 보이스, 관점, 배경, 대화문, 자료 조사, 수정 및 피드백, 용기. 저자는 키워드를 내세워 글쓰기를 얘기하고 있다. 또한, 연습하기와 토막 지식도 함께 있어 중간중간 숨 돌리기도 좋았다. 뒤표지에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추천문에 써놓았듯이 좋은 소설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며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얼마나 좋은 글의 원천이 되는지 저자 ‘서페티스‘는 아주 친절하게 독자에게 설명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