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얇은 책인데, 이제까지 읽은 ‘책 권하는 책’ 중에서는 최고인 것 같다. 다른 ‘책 권하는 책’(어떤 책인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에서 알게 된 책인데, 이 책을 읽고 강유원 저자의 책을 몇 권 더 샀다. (이제 책은 되도록 사 모으지 않으려 했는데 잘 안된다.)
이 책은 개별 책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역사의 물결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가 있는지를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역사의 큰 줄거리를 이렇게 작은 분량으로 독자에게 착 감기도록 던져 놓아, 책을 놓고 나서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것은 서구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두 제국(로마제국과 대영제국)이 어떻게 그런 제국을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짧지만 강렬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의 정치체제와 경제체제, 그리고 과학기술이 대부분 서구문명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두 제국, 특히 현대와 가까운 대영제국이 있게 한 영국 사상가들의 책들은 그야말로 꼭 읽고 싶은 고전이 되었다. 게다가 로마의 역사와 영국의 역사, 그리고 영국의 카운터 파트너로서의 유럽 역사에도 관심이 더 가게 되었으니, ‘책 권하는 책’으로써의 임무를 이토록 훌륭히 해낸 책은 처음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