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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님의 서재
  • 아홉 살은 힘들다
  • 이정록
  • 10,800원 (10%600)
  • 2022-08-12
  • : 332

『아홉 살은 힘들다』 이정록 동시집 / 창비, 2022
 

  어른들은 아이에게 “다 컸네." 와 "다 큰 애가 왜 그러니?"를 같이 씁니다. 칭찬인지 꾸중인지 혼돈스럽습니다. <아홉 살은 힘들다>입니다.
  영원한 약자인 어린이는 엄마, 아빠한테 혼나도 사랑받고 싶습니다. 버려질까 두렵기도 합니다. <바다 쪽으로>를 읽으면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아이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험도 참 힘들지요. 시험은 계속 봐야 하고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합니다. 맞는 답인지 틀린 답인지 헷갈리니 애꿎은 <지우개>만 자꾸 지워댑니다. <시험> 동시는 말합니다. 동그라미만 좋아하지 말라고 합니다. 세모는 별이 되고 빗금은 별똥별이 된다고 합니다. 틀린 게 더 많은 시험지일수록 우주를 품습니다. 아이가 낮은 점수를 받아도 <시험> 동시를 떠올리며 우주까지 뻗은 아이 꿈을 먼저 응원할 겁니다.
    왜 젖니는 빠지고 새로 이가 나야 하는지 어릴 때 이 뽑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아주 짧은 <이 뽑는 날> 동시처럼 아프지 않게, 힘들지 않게 숭덩 하고 뽑히길 바랍니다.
  아홉 살의 사랑도 힘듭니다. <씨눈>, <줄넘기>, <자전거>, <운다>, <개인 정보>, <황금빛>에서 우리 주인공의 사랑을 읽어보세요.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시인은 힘들다고만 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지혜도 건넵니다.
<공기놀이>에서 시인은 놀이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길을 안내해줍니다. 공기놀이 안에 인생을 담아뒀습니다.
바위가 쿵! 하고 길을 막고 / 쾅! 가슴을 짓누를 때가 생기지//지금부터 배워 두는 거야/ 바위를 던지고 그러모으며 / 공깃돌 굴리는 노는 법을//나를 덮치는 바윗덩이, / 다섯 개쯤은 잘 달래서 // 호주머니에 품을 줄 알아야지//
공기놀이의 철학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알밤>의 예를 들며 살아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풋밤은/ 알밤이 될 때까지 / 낙법을 연구한다. // 붙기 위해서가 아니라 / 떨어지기 위해 공부한다. // 딱! 땅바닥한테 / 알밤 한 대 맞기 위해 / 가시 방에 갇힌 채 공부한다. //
<모깃불>과 <할머니가 차를 바꿨다> 동시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모기는 / 저녁을 굶는데 // 눈 매운 것쯤은 / 참아야지 //
같은 동네 사는 고랑집할머니와 우리 할머니가 보행차를 바꿨어요. 고랑집할머니 보행차가 더 고물인데 말이죠. 우리 할머니가 왜 그랬을까요? 동시를 읽어보세요.  
 
  시인의 유머와 센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지네에게도 손과 발이 있다면 어떻게 구별할까요? 방금 안녕 하고 인사할 때 들었던 것이 손이랍니다. 보셨나요? 못 보셨다고요? 어서 이정록 시인의 동시집 『아홉 살은 힘들다』를 읽어보세요.
 
-달님 전진영 끼적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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