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문득, 정말이지 맹세코 아무런 계시나 암시도 없었는데 불현듯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결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한 번만 더 맹세코, 라는 말을 사용해도 좋다면 평소의 나는 이런 식의 격렬한 자기반성의 말투를 쓰는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말하기 좋아하는 열혈한을 만나면 지체 없이 경멸해버리고 두 번도 더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런 내가 어느 날 아침,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부르짖었다. 내 인생을 위해 내 생애를 바치겠다고. 그런 스스로를 향해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사이 더욱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눈물이, 기척도 없이 방울방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P9
처음엔 밤사이 비가 내려 허약한 천장이 또 새는 것인 줄 알았다. 그것도 아니라면 흥분해서 얼굴에 땀이 흐르는 줄 알았다. 아니 사실을 말하자면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눈물이었다.-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