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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어 반짝이는
1장 준비: 동물은 여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

희망도서로 신청해놓고 도서관에서 온 톡을 놓치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실망했는데 아무도 빌려가지 않았었나보다.
작은 도서관이라 책이 적어 실망하는데 이번엔 반대로 대출 희망자도 적어 다시 내손으로 왔으니 좋은 점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반납 전까지 읽으려면 오늘부터 매일 한 챕터씩 빠지지 않고 읽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신동만 PD는 1991년 KBS에 입사하여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전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1장 준비: 동물은 여름부터 겨울을 준비한다‘를 읽다 알게 된 거지만 그가 기획하고 제작을 해서 2000년 11월 방송되었던 <최후의 모래땅 신두리>라는 제목의 다큐는, ‘신두리 사구沙邱‘라는 우리나라 최대 모래 언덕의 생명을 카메라에 담아낸 다큐였다.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보리밭이나 들판이 사라지면서 자취를 감춘 종다리의 집단 서식지였단 것과 방영 당시 이미 멸종 위기종이었던 왕소똥구리의 생태를 담아낸 것으로 유명해져서 경이적인 시청률을 남긴 다큐로 기억한다.

˝야생의 뭇 생명이 대를 잇기 위해 정해진 유전적 설계도에 따라 준비하듯, 그들을 영상에 담는 사람도 촬영 준비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인생 설계 또한 마찬가지이리라...(036)˝

1장에서는 여름부터 번식을 준비해서 한 겨울(12~1월)에 알을 낳는 수리 부엉이가 자신만의 영역을 지켜가며 세력권 방어를 해야만 그다음 단계인 둥지를 지을 수 있다는 것, 최상위 포식자인 수리 부엉이를 비롯한 맹금류로부터 살아남아 번식율을 높이기 위해서 연중 두 세차례 번식한다고 알려진 멧비둘기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리고 찬바람이 돌기 전에 풍성한 깃털로 무장하기 위해 털갈이를 하는 새들- 까치, 원앙, 작은 쇠박새-과 두루미, 직박구리, 황조롱이, 그리고 심지어 초원의 지존 사자나 표범에게 있어서도 야생에서의 활동은 사실 무엇 하나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없다고 할만큼 치밀한 전략 속에 이루어진다.
다큐멘터리를 준비과정을 기획단계부터 보여주는 활동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예시로 보여준 것이 <최후의 모래땅 신두리> 다큐였다.
그 외에 방송 이후 영상 전문 잡지에 다큐 제작 후기를 기고해 현장에서 터득한 장비 활용법을 공유했다는 글도 읽을 수 있었다.


수리부엉이와 멧비둘기 중 누구의 번식 전략이 더 뛰어난지를 묻는다면 그건 우문에 불과하다. 그저 거친 야생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각자의 전략대로 움직일 뿐이다. 다만 미리 준비하는 자만이 야생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또 그렇게 살아왔기에 살아남은 것이다. 살아남은 자에게는 나름의 생존 이유가 반드시 존재한다. 베일에 가려졌던 야생을 알아갈수록 삶의 지혜가하나씩 늘어간다.-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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