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적으로 학대받고 매 맞으며 친족에 강간 당하고 괴롭힘 당한 여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정의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떤 여자들은 가해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아 감옥에 수감되고 대중에게 신상이 공개되고 일자리와 경력을 잃기를 바랐습니다. 어떤 여자들은 가해자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리기를 원했고요. - P303
하지만 제가 이야기를 나누었던 많은 여자는 그 무엇보다, 자기가 저지른 범죄가 어떤 의미인지 가해자가 정확히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여자들은 진정한 치유가 일어나 미래를 꿈꿀 수 있기 위해서 그 일이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여자들은 자신들이 온전한 인간이자 실재하는 인간임을 가해자가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자신이 가한 폭력으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기를요. 그들은 가해자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고 자기가 저지른 폭력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은 가해자가 깊은 반성의 시간을 거쳐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했습니다.- P304
저는 자기 죄를 진실로 대면하는 성범죄 가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죄를 인정하고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기 범죄의 뿌리와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난의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진짜로 사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요. 단순히 무지 때문인지 능력 부족이나 수치심 때문인지 혹은 남자라는 지위 때문인지 알 수 없어요. 거부인지 뻔뻔함인지 아니면 그저 남자들은 고통을 마주할 수 없는지. 그도 아니면 마지막 순간까지 자존심과 권력을 지켜야 한다고 교육받기 때문인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P306
우리는 계속해서 기다려 왔습니다. 저는 용감한 어니타힐 Anita Hill과 크리스틴 블래시포드를 생각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에게 끌려가 유린당했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매주 수요일이면 집회를 하는 한국 ‘위안부‘ 여성들을 생각합니다.
이제 그들 대부분은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들 또한 병들어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사과받지 못한
그들이 어떻게 평안히 잠들 수 있을까요?-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