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거기서 깨달은 건,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나 부모의 이혼 등의 특수성 또한 1부터 100 사이에 놓고 볼 때 10 이하일 것이라는 거다. 어쩌면 5 이하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그로 인해 오는 불행함의 정도도 어쩌면 5 이하일 수도 있겠다. 내가 느끼기에 나는 정말 죽도록 괴로웠지만 세상은 넓고 괴로운 사람은 무한히 많으며내가 가진 정도의 괴로움이란 해변가의 모래 정도로 흔해 빠진일밖에 안 된다는 거다.
내가 엄살쟁이란 걸 깨닫자 약이 그닥 먹고 싶지 않았다. 대신 부작용이 하나 생겼는데 무슨 일에든 별로 감흥이 없다는 거다. 나는 괴롭지도 즐겁지도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다. 모든 일이 둔탁한 울림으로 멀게 다가온다. 아빠는 아빠고 엄마는 엄마이며 나는 나다. 우린 모두 독립된 세 명의 다른 인간일 뿐이다. 도미노처럼 서로 기대어 다 같이 자빠질 이유가 없다.- P157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