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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데이비드 이글먼
  • 22,500원 (10%1,250)
  • 2024-11-22
  • : 30,339

우리는 모두 마음먹은 대로 행동한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놀고 싶으면 놀고. 이 말에 위화감을 느낀 사람은 아마 돈과 회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이 망할 두 개만 방해하지 않는다면 정말 마음대로 살 수 있을 텐데. 현대인이 겪는 대부분의 고통과 정신병은 아마도 이 마음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것 같다.


처음에 우리는 이 문제를 현실을 구부려 내게 맞추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뒤로는 마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마음은 온전히 나의 것이니까. 그걸 구부려 현실에 맞추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적응' 또는 '포기'라 부른다. 한편 마음을 물리적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하려는 시도도 존재한다. 이는 의외로 지구인 대다수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 주위를 둘러보라, 종교가 멸종해 가는 요즘에도 불교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지 않은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고통은 결국 마음이 만들어내는 허상일 뿐. 모든 것은 공이요. 그 마음을 돌아보는 나 조차도 공이니, 중생이여, 집착을 끊고 고통에서 벗어나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적응도 포기도 해탈도 쉬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를 의지박약으로 부르며 채찍질을 가하는 걸 보면 우리는 좀처럼 이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고통의 굴레를 끊으려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마음을 바꾸는 일에 그렇게 매번 실패하면서도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건 무지 때문이다. 뇌의 왕좌는 의식이 것이 아니다. 의식은 우리 행동의 극히 일부분만을 통제한다. 대부분은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곳, 아니 인지해서는 안 되는 곳의 명령으로 우리의 삶이 구성된다. 당신은 우리가 어떻게 걸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의식의 왕좌를 되찾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걷기를 의식적으로 해보라. 왼발이 땅에 닿은 직후 오른 뒤꿈치를 들어 앞으로 움직이고, 뒤로 뻗었던 왼손을 앞으로, 앞으로 뻗었던 오른손은 다시 뒤로 거둬들여야 한다. 정말 이 모든 걸 '생각하면서 해'보라. 아마 세 걸음도 채 걷지 못할 것이다. 걸음을 의식한 순간 우리 몸은 걷기가 불가능해진다.


마음? 그것은 분명히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현대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죄책감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일말의 빛을 비춘다. 문제는 당신의 의지가 아니다. 영원히 어둠 속에 묻혀있을, 당신의 무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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