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0 (시를 잊은 그대에게/정재찬/창비)
추해보이는 목련의 낙화를 변호하며 사랑과 작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쿨하게 헤어지자고? 상처 따윈 남기지 말자고? 그래서 밥만 잘 먹더라고? 아니다. 이 시인은 제대로 앓기를 원한다. 금세 아무는 상처는 사랑이 아니었음을 반증할 뿐이다. 작별 앞에서 구름에 가는 달처럼 지내는 것, 그러한 초월과 달관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적어도 청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시인은 항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목련은 뒤끝이 지저분한 사랑이 아니라 끝난 뒤에도 그 끝까지 사랑하려는 순정함의 표상이다. 떠나는 처지에선 그것이 지저분해 뵐지 몰라도, 말은 바르게 해야 하니, 떠나는 이가 작별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 것, 동백 같은 순교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정말 지저분한 욕심이 아닐까.
p.79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창비)
멋지게 떠나는 것까지 바랄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멋지게 떠난 이들이 박수를 받는 것일 게다. 박수칠 때 떠나라 하지 말자. 떠나는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내자.
p.247 (하바드 사랑학 수업/마리루티/웅진지식하우스)
깨진 관계를 뛰어넘어 잘 사는 법을 배울 때야말로 그 관계를 떠나보내도 괜찮은 때입니다. 애도는 역설적인 과정입니다. 우리가 상실한 것에 집착하게도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큰 의미였던 그 사람 없이도 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