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이야기가 한참 길어졌는데, 아무튼 버마전선 반짝경기로 버티던 방콕 외신판은 1991년 미국의 제1차 이라크 침공 유탄을 맞고 서서히 김이 빠졌다. 베트남전쟁 뒤 첫 대규모 국제전에 엄청난 돈을 뿌렸던 언론사들이 비용 절감을 내걸고 1990년대 중반부터 하나둘씩 방콕 지국 문을 닫은 탓이다. 이건 냉전 동안 정치 중심 편집을 해왔던 언론사들이 경제 중심 편집으로 틀을 바꿔나가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이때부터 국제 언론은 ‘뉴스나는 곳에 기자 간다‘는 전통적 언론관을 팽개치고, ‘기자가는 곳에 뉴스 난다‘는 자본논리를 휘두르며 입맛대로 뉴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