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사 현장에 투입된 잠수부가 염소로 변해가는 충격적인 과정을 그린 단편소설 <염소>, 수난사고로 실종된 딸 대신 여행길에 나선 엄마의 여정과 최후의 순간을 담은 <첫, 여행>과 <루나 이클립스>와 <그늘진 자리>를 통해 작가는 사회의 그림자로 변해 간 이들의 심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청진기를 갖다 대었다. 이 소설들이 관통하는 것은 온몸으로 쓴 애도 그 자체이다. 고통을 잊기 위해 무해한 동물로 변신하고 존재이전을 하는 극단 또한 애도의 방식일 것이다.
광폭의 시대가 인간의 내면에 새긴 얼룩진 무늬들을 다양한 서사로 담아낸 이 소설집은 책으로 묶인 시대화, 기록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