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저물고 청사(靑蛇),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을사년이 시작됩니다. 참으로 혹독한 해였습니다. 어쩌면, WHO(세계 보건기구)의 앰블럼에 지팡이를 감고 있는 뱀이 상징하듯 ‘치유의 신’으로서 한국사회에 휘몰아친 혼돈의 사회적 질병을 고치는 해라는 의미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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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은 그 외형적 이질감에도 불구하고 고대 인도를 비롯한 불교에서는 비와 땅을 관장하는 ‘풍요의 신’이기도 하고, 서양에서는 오랜 동안 ‘논리의 신, 지혜의 신, 치유의 신’을 뜻하기도 했답니다. 특히 동면하다 만물이 다시금 생동하는 봄에 깨어나는 그 재생의 생명력으로 인해 불사의 존재이자, 집안의 재물을 지켜주는 업신(業神)으로도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을사년의 을(乙)은 동양 오행의 ‘나무’로써 초록빛깔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를 청(靑)과 녹(綠) 양자의 구별없이 사용해 온 것 같습니다.
마침 괴테의 동화 《초록뱀과 아름다운 릴리; The green snake and beautiful lily》를 읽어나가며, 신비로운 깊이를 지닌 자극적이고 마술적 이야기를 읽게 된 것이 어떤 계시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마 이 영적 메시지로 가득한 이 동화는 요즘처럼 힘든 나날에 상처 입은 한국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위로의 서(書)이자 치유의 서’ 같기만 합니다. 동화는 평화와 행복, 궁극적 성취로 가득한 시대를 초월한 걸작이랄 수 있습니다. 다만 영적 혹은 무의식적 성향의 신비주의로 인해 다양한 감상을 자극하듯 그 독해가 그렇게 수월치는 않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이 책이 그다지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알지 못할 깨달음과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생각의 시간이 되어 주리라 믿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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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ann Wolfgang von Goethe,
《The green snake and beautiful lily》 삽화 중에서】
푸른 뱀은 또한 뛰어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진 동물’로서, 을사(乙巳)는 ‘새로운 시작과 지혜로운 변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제 부패하고, 오래되어 새로운 시대에 적절함을 상실한 구태(舊態)를 벗어던지고 지혜로움의 양식으로 가득 채운 우리 한국민들의 재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알라딘의 모든 블로거님들,
그리고 서점 알라딘의 임직원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과 지혜가 가득한
해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