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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구석방
  • 그리스·로마 신화 1 :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 14,400원 (10%↓800)
  • 2022-02-10
  • : 1,477

<그리스로마 신화 1 :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 정재승 / 파랑새 (2022)

[My Review MMCCCLXXX / 파랑새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두온아홉 번째 리뷰는 돌고 돌아 20년만에 다시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 <그리스로마 신화 1>이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어릴 적부터 진짜 많이 읽었다. 등화관제 때 처음 '은하수'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면서 '천문'에 눈을 뜨게 되었고, 천문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별자리이야기'에 빠져 들었고, 별자리이야기를 뒤적이다보니 딱 두 가지 장르가 눈 앞에 놓이게 되었다. 바로 '점성술'과 '그리스로마신화'였다. 허나 그 당시만해도 '어린이책'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고 죄다 어른들을 위한 책만 가득하다보니 '점성술'에 관한 책도 몇 권 되지 않았고, '그리스로마신화'도 죄다 토마스 불핀치의 책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그러다 2000년 초반에 고 이윤기 선생님의 책이 출간되기 시작하면서 한국판 <그리스로마 신화>가 새롭게 정립되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그리스로마 신화>는 전국민 필수 교양서적이 되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책이 출간되고 있다. 그렇게 읽고 또 읽다가 잠시 멈췄는데 이제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한창 '소설 삼국지'를 리뷰하고 있었는데 잠시 멈출 정도로 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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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1> 관점 포인트 : 사실 우리나라 만큼 '그리스로마 신화'를 전국민적으로 박사 뺨 칠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는 국가는 없다. 실제로 서양인들조차 그저 옛날에 그런 신화가 있었지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우리 국민들처럼 신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계보까지 줄줄이 꿰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왜냐면 그들에게는 그게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로 전문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그냥 살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교양'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서양을 배우자'는 취지에서 그들의 뿌리에 해당하는 '두 기둥'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공부하고 파고 들었던 것이다. 뭐, 아직도 서구사회가 세계를 선도하는 경향이 남아 있으니 서양의 뿌리를 탐구하고 고찰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므로 '그리스로마 신화'를 깊이 읽는 것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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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조심해야 할 대목이 있다. 그들의 뿌리를 파헤치다보면 '좋은 점'도 찾아낼 수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나쁜 점'도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개방적인 성윤리 의식'이다. 물론 서구 사회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성적인 묘사'를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문란하고 금기시하는 '터부 문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양인이라면 똑같은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서양쪽은 성적인 표현에 대해 좀 관대(?)한 편이라서 우리에게 '경계'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이를 테면 '제우스의 바람기'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어린이 독자들에게 읽힐 때 부쩍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그 내용이 심히 충격적(?)인 내용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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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를 너무 경계해서 '순화'하고, 심하게는 '생략'을 하게 되면 원래의 신화이야기가 담고 있는 지혜와 교훈적인 내용까지 '자체 검열'을 당해버리고, 오히려 이질적인 내용으로 변질이 되어 '엉뚱한 창작소설'이 되어 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다. 그렇게 변형된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면 서구 문화의 뿌리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리리 '원작, 그대로'를 읽히는 것이 낫다. 그리고 너무 야해서(!) 읽기에 거북하다면 나중에 어른이 된 다음에 읽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교양선택' 과목이지 전국민 전공필수 과목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은 한국의 전통이 전세계적으로 힙한 교양필수로 떠오르고 있는데 굳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서양의 뿌리를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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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리스 아테네 출신의 저자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가 쓴 이 책이 꽤 괜찮아 보인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동화로 읽는 그리스>를 집필했고, <그리스로마 설화>도 집필하여 어린이 독자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교양서적을 출간한 저자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당히 '야한 부분'을 걸러내고 적극적으로 '순화'시키고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하는 내용도 충분히 맘에 들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1권으로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등 3명의 신을 중심으로 한 일화를 '일대기 형식'으로 이야기를 모아모아서 모은 것도 올림푸스 열두 신을 이해하는데 더 편리함을 전해주었다. 사실 '신화책'만큼 불친절한 책도 없다.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는 그 방대함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하고 어려운 책이다. 더구나 신들의 계보도 책마다 서로 다르게 적혀 있거나 중복하여 기록된 경우가 많아 헷갈리기 딱 좋다. 그런데 제우스에 관한 이야기만 쏙쏙 골라서 한데 엮었으니 서로 다른 기록을 '하나'로 통일하고, 중복된 경우도 '한 가지'로 추려서 정리해놓았으니 일단 헷갈릴 것이 없게 되는 셈이다. 그렇기에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싶은데 그동안 망설였던 초보 독자들에게도 아주 딱 맞춤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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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글 : 그렇다고해서 잘 정리된 이 책이 최고이고, 서로 달리 기록하고 있는 '원전'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왜냐면 신화의 속성상 오랜 옛날부터 '기록'으로 남기기 전까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왔기 때문에 이것도 제우스, 저것도 제우스, 그것도, 요것도 모두 제우스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행해진 것이라고 후대의 사람들이 별도로 '기록'한 것에도 다 의미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화는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다는 식'으로 읽어선 곤란하다. 오히려 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가정 아래 의미를 해석하고 뜻을 연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신화를 바르게 읽는 올바른 자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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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수많은 버전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또 읽었다. 새책이 나오면 또 읽고 다시 음미하면서 나름의 의미를 해석하는 즐거움을 얻기도 했다. 이 책은 모두 12권의 시리즈로 출간된 모양이다. 하지만 한권 한권이 부담될 정도로 어렵거나 분량이 많지 않기에 어린이 독자들도 부담없이 읽으면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는 재미와 교훈을 함께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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