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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구석방
  • K를 가르칩니다
  • 서민선
  • 15,120원 (10%↓840)
  • 2026-09-04
  • : 425

헤르츠나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K를 가르칩니다 : 한국어 선생님이 말하는 k라는 멋진 신세계> 서민선 / 헤르츠나인 (2026)

[My Review MMCCCLII / 헤르츠나인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든한 번째 리뷰는 전세계인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어, 그리고 그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강사의 속사정이 담긴 <K를 가르칩니다>다. 요즘 대한민국은 정말 강대국이 되었다. 딴에는 우리가 일취월장해서 강대국이 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강대국들이 쪼그라들어서 상대적으로 대한민국이 강대국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하는 의견도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면 말이 안 되는 것이 있다. 왜 하필 이때에 '한글'에 유독 관심이 많고, '한국어'만을 배우려 하는가 말이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려 안달이 난 까닭은 '미국'이란 나라가 우리를 구해줬던 인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미국이란 나라가 '초강대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전세계인이 강요도 하지 않았고 배우고 숙달시킨다고 딱히 매리트도 없는 상황인데도 '한국문화'에 푹 빠져서 한국어를 배우려 열정을 뿜어내고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바로 대한민국이 진짜 강대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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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가르칩니다> 관점 포인트 : 이 책은 '서강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서민선 작가가 썼다. 서민선 작가의 꿈은 '나이가 들어도 읽고 쓰는 노인이 되는 것'이란다. 정말 대단한 꿈이다. 이게 왜 대단한 꿈이냐면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늙기 때문이다. 나도 젊었을 땐 '늙는다'는 것이 이토록 불편한 일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젊어서 쉽게 하던 '동작'이 늙으니 결코 쉬운 동작이 아니었고, 젊어서는 하나도 힘이 들지 않던 '일'이 늙으니 쉬운 일이 하나도 없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내 나이가 벌써 쉰 살이 넘은 50대가 되니 늙는다는 것이 이토록 '불편'한 것인줄 처음 알았던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불편한 것은 바로 '시력 감퇴'다. 어릴 적엔 맨 눈으로 별을 관측하고 동 틀 때에는 '인공위성'도 찾아내던 나다. 그래서 걸어다니면서 책을 읽어도 불편함이 없었고 마흔 살이 넘어서도 늘 그러고 지냈다. 그런데 4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점점 시력이 감퇴 되기 시작하더니 이젠 '작은 글자'로 인쇄된 책은 돋보기의 도움이 없으면 읽기가 불편해졌다. 그렇게 종이책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해서 '전자책'을 즐겨 읽었는데, 전자책이라 '글자크기'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편하기는 했는데, 온종일 전자책만 보고 있으려니 시력은 더욱 감퇴 되어서 이젠 정말 안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만 들 정도로 불편해지고 말았다. 그러니 '나이가 들어도 읽고 쓰는 노인'이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이냔 말인가.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오니 책읽기도 시들해지고 글쓰기는 더욱 감감 무소식이 되고 말았는데 말이다. 암튼 삼천포로 빠졌는데, 이 책 <K를 가르칩니다>는 한국어교육을 하는 선생님의 희노애락애오욕이 다 담겨 있는 수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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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국어 수강생'들이 정말 많아졌다고 한다. 오직 '한국어 수업'을 듣기 위해서 한국을 찾는 학생과 젊은이들이 많아졌고, 언어와 더불어서 '한국문화'까지 마스터하려는 열정을 가득 품은 젊은이들이 한국을 찾아오길 갈망하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관광'까지 겸사겸사 계획을 짜고 도장깨기하듯 실천에 옮기다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코스로 방문을 했다가 결국 수 년째 눌러 앉아버린 외국의 젊은이들도 꽤나 많다고 한다. 이러다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로 선정 되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묘해진다. 실제로 그런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단다. 영어를 잘 할 줄 모르는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소통'을 위해서 한국어로 대화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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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저러나 25년, 26년에 이런 '한국어 열풍'이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이유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애니메이션 <K-POP 데몬헌터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이 애니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수많은 사람들이 'K-POP'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했던 캐릭터나 소품, 배경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게 되면서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궁금증으로 폭발적인 영향력을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그 단적인 증거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열풍' 아닐까 한다. 줄여서 '국중박'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박물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것도,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부는 것도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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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궁금증이 일지 않는가? '한국어 교육원'에서 외국인 학생들(교사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도 많다고 한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배우고 있는지 말이다. 이 책에는 바로 그런 풍경과 일상이 활짝 펼쳐져 있다. 일단 기본적인 교육 코스는 '급수'를 따면 윗 단계로 오르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단다. 초급인 1급부터 고급인 6급까지 '6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한 학기는 3개월 코스이며, 1년에 4학기를 운영하고 있단다. 윗 단계로 급수를 올리기 위해선 '자격 시험'에 통과해야 하며, 우수한 성적을 따지 못하면 '유급 판정'을 받고 재수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네이티브 스피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의사소통도 가능한 6단계까지 통과하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물론 요즘에는 수강생이 많이 늘었다고 하니 최종 졸업까지 성공한 학생 수도 더 늘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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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러 '교육원'이나 '어학당'을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국에서 고등교육을 마치고 온 '대학생 이상의 나이'인 탓에 대부분 성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들도 미성년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반말'로 가르칠 수는 없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배운다고 한다. 더구나 한국어에는 '존댓말'과 '반말'이 확연하기 때문에 선생님으로서는 다 큰 성인이기도 하고 품위 있는 한국어를 '기본'으로 삼아 가르치려고 노력하는데, 간혹 아주 초보가 아니라 어느 정도 '한국말'을 배워서 찾아온 학생들도 있는데, 하필 '반말'로 배워서 선생님에게조차 "응", "알겠어" 등으로 대답을 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더 힘들었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암튼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읽고 있으면 재밌는 사연도 많고, 가슴 따뜻해지기도 하고, 때론 미어지도록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될 때는 함께 눈물 흘리는 대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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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글 :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강하게 느꼈던 점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이었다. 흔히 말하는 '국뽕'은 아니지만, '국뽕'이라고 불러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그런 느낌이 강렬하게 밀려들었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에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이웃나라들인 중국과 일본이 '자국의 언어'를 전세계에 보급하기 위해서 얼마나 공을 들였냔 말이다. 심지어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를 전공하면 중국과 일본에서 장학금을 전액 지원해주는 곳도 많고, '어학연수'를 위해서 지원금을 보조해주는 것에서부터 '취업 알선(?)'까지 풀코스로 해주고 있단다. 그런데도 그 오랜 세월동안 '중국어'와 '일본어'를 전공하는 학생의 숫자는 적정 수준 그 이상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역대 정부에서 지원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류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지원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대학에서 강의를 개설하지 못해 청원과 항의까지 봇물이 터진 상황이란다. 급기야 각 대학에서 한국에 '한국어 강사'를 초빙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어찌 '국뽕'으로 보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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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이 자조적인 논조로 '자국의 문화'가 한국에 비해 뒤쳐졌고, '한국의 문화'를 알면 알수록 놀라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좀 얼떨떨할 정도다. 미국의 어느 중년은 '한국 문화'가 미국 사회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다면서 걱정을 늘어놓기도 했는데, 그 중년의 마지막 멘트가 히트였다. "그래도 '한식'은 너무 맛있어서 끊을 수가 없다"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식은 너무 '건강식'이라면서 한식을 모르고 살 때에 자신은 '쓰레기(정크푸드)'를 사랑하며 즐겨 먹었다는 사실에 너무 부끄러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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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의 젊은이들은 '아침 식사 풍경'이 빵과 수프에서 밥과 국으로 바뀌었다면서 이젠 아침을 '(한식으로) 든든하게' 먹지 않으면 하루를 버틸 수가 없다며 '한식 예찬'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식후에 디저트조차 '붕어싸만코', '메로나', '월드콘'이 아니면 먹은 것 같지 않다면서 비싼 가격은 둘째치고 '마트 매대'에 재고가 쌓일 틈도 없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일상이 반복되어, 이젠 '한 사람당 몇 개'만 살 수 있게 정책을 바꿀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마트에는 '한식'이 들어오는 시간에 자동적으로 긴 줄이 생긴다고 하는데, 이는 유럽 사람들의 자존심을 와장창 무너뜨리게 만든 것이란다. 그들은 명품 매장 앞에서 '동양인'들이 루비비통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을 혐오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자긍심 쩌는 유럽인들이 '한식 코너'와 '한식당' 앞에서 자신들이 긴 줄을 만들어 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든 분들은 긴 줄을 서면서 온갖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면서 일장 훈계를 하면서도 자기 차례가 되어 '김밥'이 든 포장을 소중히 들고서 계산대로 빠르게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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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더 깊숙이 이해하고 젖어들고 싶어서 '한국어 공부'를 한다고 한다. 처음에 '한글'을 배울 땐 쉽지만 '한국어'를 익힐 땐 멘탈이 붕괴되는 일을 겪으면서 말이다. 이쯤 되면 '한국어 공부'를 포기할 만도 한데, 그 어려움이 또 묘한 승부욕을 불러 일으켜서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그렇게 열심히 배운 '한국어'로 더 깊고 넓은 '한국 문화'를 탐구하다보니 이토록 찬란하고 숭고하며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도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심지어 지난 100여 년간 나라가 망하고 제국열강에게 식민지를 경험하고 전쟁으로 온 국토가 황폐했던 바로 그 나라가 해방한 지 80년이 지나서 세계 10위 권으로 우뚝 서 '강대국의 반열'에 올랐으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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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뿐인가? 미국과 유럽은 자신들이 식민경영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식민지'였던 한국은 여느 식민지 국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던 것이다. '언어'를 잃어버리지도 않았고, '문화'를 빼앗기지도 않았고, 아무 것도 없을 정도로 남김 없이 빼앗긴 '무'의 상태에서 '기술 강국'으로 '유'를 창조한 유일한 나라였던 것이다. 더 기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대한민국의 '언어'를 배우러 전세계 사람들이 몰려들고, 대한민국의 '문화'를 만끽하며 감탄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기술'이 없으면 세계가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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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교육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의 풍경과 일상을 읽으면서 '국뽕'에 빠져 있었다. 언젠가 '한국어'로 세계가 소통하는 그 날을 꿈꾸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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