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이 있는 구석방
  •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5
  • 강준만
  • 14,400원 (10%800)
  • 2011-08-22
  • : 311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5 : 노무현 시대의 명암>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2011)

[My Review MMCCCXXXVIII / 인물과사상사 4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예순일곱 번째 리뷰는 2008년 이명박 시대의 개막과 2009년 노무현의 부활을 재조명한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5>다. 강준만은 우리 정치를 '밥그릇 싸움'과 '승자 독식주의'라고 정의 내렸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당시 국회의원 입에서 "대한민국은 '대의정치'라고 헌법에 적혀 있기 때문에 '국민참여정치'는 위헌이다"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자기 밥그릇 지키기'는 여느 시고르자브종보다 고귀한 혈통을 가진냥 '정치'는 자신들의 고유권한이라고 믿을 정도로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고, 그런 까닭으로 '밥그릇 싸움(권력쟁탈전)'은 정말 유치찬란했다. 오죽 했으면 그 당시 우리 국회를 '동물 국회'라고까지 비하했을까. 이런 치열한 싸움의 전리품으로 얻은 권력이니 정말 마음껏 쓰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승자 독식주의'라는 표현이 딱 맞다. 그러나 권력 싸움에도 지켜야 할 '품위'가 있고, 승자 독식체제라 하더라도 '견제'가 가능해야 진짜 민주주의인 것이다. 그런데 권력의 승부처인 '선거철'만 되면 그렇게 굽신거리던 정치인이 '선거결과'와 동시에 뻣뻣해지는 것은 왜일까? 우리 국민의 '민도'가 저급하기 때문에 '그저그런' 정치인 밖에 뽑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책속에서 그 이유를 찾아보자.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5> 관점 포인트 : 이명박 시대는 시작부터 떠들썩했다. 어륀지 파동부터 나훈아 기자회견,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강부자(강남땅부자 출신)·S라인(서울시장재직당시 출신) 내각 인사파동, 숭례문 화재 사건,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과 촛불집회 등등 굵직한 사건만 추려도 이 정도다. 정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온나라가 어수선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슈를 잠잠하게 만들기 위해 '더 큰 이슈'로 덮어버리려 했던 것이 이명박 정권의 결정적 패착이었다. '노무현 형(노건평)의 비리 사건'과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 신드롬', 그리고 '용산 철거민 참사' 등 연일 뉴스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과거 노무현 시대의 뉴스와는 결이 다르지 않은가? 노무현 시대에는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에 문제가 많다면서 이대로는 나라가 망한다, 경제가 폭망한다, 어그로를 끌더니, 자칭 경제 대토령을 자처하던 이명박 시대에는 '경제뉴스'는 온데간데 없고 연일 터지는 '사건사고'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 대국민담화에 나와서는 대한민국 경제가 너무 잘 돌아가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사건사고'에만 주목한다는 식으로 대통령까지 나서서 너스레를 떨곤 했다.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에게 사기친 죄를 물어 감옥에 수감되었지 않은가. 그리고 노무현의 진심 따위는 관심도 두지 않고 '무리한 검찰 수사'로 전 정부 권력에 오명과 모욕만 주려다 대통령이 '서거'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그때 노무현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고 믿어주는 정치인이 몇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그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민주당 사람들은 노무현을 '버린 카드' 취급했다. 과거 독재시절의 전 대통령들에게는 그렇게 굽신거리며 아양을 떨던 정치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남과 동시에 등을 돌려버렸다. 얼마나 모욕감과 배신감이 들었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은 무심하게 돌아갔고, 과거의 나쁜 정치스타일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유행처럼 돌고 돌았다. 정치인들의 '연예계 성 상납'과 '박연차 게이트'가 터졌던 것이다. 보수 정권이 가장 잘 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라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 대통령 이명박이 하는 일은 뭐든 빵빵 터진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니 정말 뻥뻥 '비리'가 잘 터졌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그런 비리조차 눈 감아주었다. 부자들이 먼저 잘 살아야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다는 '낙수효과'가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것을 국민들이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였다. 그렇게 속고도 다음 정권의 주인공으로 또 박근혜를 찍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국민들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에 이은 미국발 경제위기가 한국도 예외 없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위기감이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2009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은 상승세를 탔다. 우리 나라 족벌신문과 대기업 들의 숨통을 트여줄 '미디어 선진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종편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희소식이 수많은 투자자와 국민들을 혹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경제적으로 활력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저소득 서민들의 삶까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차가운 현실을 인식하기까지 얼마 걸리지는 않았다.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앞으로도 계속 팍팍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그러자 야당을 중심으로 '노무현이 옳았다'는 식의 논평을 내놓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뒤에야 '노무현 정신 계승'을 외치며 다시 민주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이명박이 심어놓은 환상의 거품이 사그라들자 노무현 시대의 정책들이 다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보수정권'에 넘어간 뒤였고, 이들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어렵게 다시 잡은 정권을 내려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좋다. 안간힘을 쓴 것까지는 인지상정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국민의 혈세를 '부자와 대구경북 출신'에게만 몰빵하는 비리는 저지르지 말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사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들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아무리 똥볼을 차도 실책을 묻지도 않고 찍어주고 또 찍어주는 '보수지지자들의 몫'까지 가로채며 도둑질을 해왔다. 그 결과는 대구경제 폭망으로 현실화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마저 서거하자 민주당 계열은 그야말로 똘똘 뭉쳐야 산다는 모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진즉에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냔 말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해야 할 민주당이 '차기 대권'을 꿈꾸며 당권을 두고 싸움에만 혈안이 되어 당장 내란세력 척결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해야할 일'을 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 당시 열린우리당의 내분을 보는 것 같다. 이대로 이재명 정부가 실패하고 난 뒤에 후회를 한들 늦을 거라는 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

현재 전세계는 K-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우리가 동경했던 미국과 유럽, 일본마저 '대한민국'을 우상처럼 떠받들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대한민국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딱 하나 '정치'에서만큼은 전세계가 우려를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이라는 어려움마저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발전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인데 우리 나라 정치인은 부끄러워서 내놓지를 못할 정도로 후지다는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전세계가 정치 분야에서 엉망진창인 상황이라 티가 별로 안나고 있는데, 언제까지 미국이 트럼프를, 중국이 시진핑을, 러시아가 푸틴을, 일본이 다카이치를, 이스라엘이 네타냐후를 수장으로 삼고 똥볼을 찰지 알 수 없다. 이런 혼란한 시기에 대한민국이 성큼 발돋움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이재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장동혁에게 맡길 수 있겠는가? 한동훈을 믿을 수 있겠는가? 김민석, 정청래도 도찐개찐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아직 정치적 성숙도에 '신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밥그릇 싸움'은 하지 말아야 한다. 권력을 차지하고 연장하기 위해서 경쟁상대를 네거티브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의 선택을 묻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더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개헌도 해야 한다. 87년 체제에서 아직까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 시절의 대한민국과 2026년의 대한민국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87년 당시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이다. 그러니 개헌하는 것에 온 국민의 의견을 다시 모으자. 그런 국민들의 의견에 경청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주목'하라.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을 '실행'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정치인이 있다면 '지지'하라. 똑똑하고 말 잘하고 돈 많은 정치인은 '아웃'이다. 그런 부류가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서민의 어려움을 몸소 겪어보고, 서민들이 겪고 있는 서러움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품을 아끼지 않은 '정치인'을 지지하라. 안철수와 조국 같이 '부족함'을 모르던 이가 정치에 뛰어들어 얼마나 못하는지 보지 못했는가? 김상욱처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다.

#리뷰 #에세이 #한국현대사산책 #2000년대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이명박정부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