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주의보> 이경아 / 한솔수북 (2025)
[My Review MMCCCXXIII / 한솔수북 2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쉰두 번째 리뷰는 마음속에 불쑥불쑥 가시가 돋아나는 거짓말에 대한 깊은 생각을 여는 <거짓말주의보>다. 어릴 적 거짓말을 해본 경험 있는가? 이 질문이 무색하게 모든 사람은 살면서 엄청나게 많은 거짓말을 해댄다. 그런데도 거짓말은 나쁘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그렇게 나쁜 줄 알면서 거짓말을 많이 하는 심보는 뭐란 말인가? 그러니 우리는 이 잘못된 정보를 바꿔야 한다. 모든 거짓말이 나쁜 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럼 '좋은 거짓말'도 있다는 말일까? 그걸 알아보기 위해서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거짓말주의보> 관점 포인트 : 한유리는 수영장에 다닌다. 하지만 아는 친구는 없다. 유리는 친구 사귀는 일을 조심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하게 지낼 친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 유리에게 서지원이란 친구가 생긴다. 덜렁거리는 성격인지 수영장에 오는 첫날 수모를 챙기지 않아 허둥거렸기 때문이다. 마침 수모를 두 개 준비해왔던 유리는 지원에게 수모를 빌려준 것이 계기가 되어서 둘은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 내리자 지원은 자신의 엄마가 몰고 온 차에 같이 타고 가자며 끌고 간다. 얼떨결에 차를 얻어 탄 유리는 지원 엄마와 함께 지원이 남동생도 소개 받게 된다. 이 일이 있은 뒤에 지원이는 남동생 때문에 속상한 일에 대해서 유리에게 주절주절 떠들기 시작했고, 마침 유리에게도 남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한다. 그러자 유리는 남동생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고 갑작스레 물어오니 얼결에 대답한 것이긴 했지만, 유리는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로 자책을 하며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유리는 남동생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 예전의 친구도 유리에게 '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 때문에 유리는 자신의 집에 친구들이 놀러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왜냐면 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그런 심한 말'을 듣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유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리의 엄마는 오늘도 동생 '유준'에게만 신경을 더 썼다. 수영 실력이 좋아 대회에 참가하라는 감독님의 권유가 있는데도 엄마는 유리에게 대회에 불참하라고 칼같이 말하면서 말이다. 대회날이 유준이가 병원에 가는 날과 겹치기 때문이다. 유리도 잘 안다. 엄마의 몸이 둘이 아닌 이상 유리와 유준이에게 '동시에'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유리는 서운하고 속상하다. 자신은 남동생을 위해서 친구와 서먹서먹하게 지내는 것도 감수하는데, 그런 자신에게 엄마는 조금도 신경 써주지 않고 오직 남동생을 위해서 유리에게 '양보'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젠 유리도 더 참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한편, 친하게 지내는 지원이는 자꾸 같이 놀자며 유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반가운 초대를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그러다 지원이가 '유리네 집'으로 놀러가면 안 되냐고 묻는 것이 두려워서 자꾸 피하게 된다. 어렵사리 사귄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유리는 '거짓말'까지 해대며 거절을 하기 시작하는데, 핸드폰이 울리며 '거짓말주의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솔직해질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변명하듯 '거짓말'을 늘어놓게 되는데, 그때마다 '재난 문자'가 오듯 핸드폰에서 '거짓말주의보'가 뜨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유리는 엄마와 유준이가 옆에 있는 자리에서 우연히 지원이를 만났고, 지원이가 옆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묻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만다. 그러자 핸드폰에서는 '거짓말 경보' 메시지가 뜨게 되는데...
나가는 글 :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누구나 '거짓말'을 나쁜 것이고 하면 안 되는 거라고 배운다.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으며, 학교 선생님들도 거짓말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가르친다. 심지어 시험문제에도 '거짓말하는 경우'는 엄청 나쁜 짓을 하는 거라며, 거짓말하면 '틀린 보기'라면서 틀렸다고 정답을 체크하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나쁜 행동을 우리는 왜 하는 것일까? 심지어 어른들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면서 어린이 친구들만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꾸중하곤 한다. 어른들이 나쁜 사람이기 때문인걸까?
그건 아니다. 때로는 '좋은 거짓말'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거짓말은 '나쁜 거짓말'이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남을 속이는 행위이며,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서 꾸며대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위해서 남을 속이는 행위는 거의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서' 하는 거짓말은 대체로 '좋은 거짓말'에 해당한다.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고 어렵고 힘든데도 그런 자신을 '걱정'할 부모님을 위해서 하나도 힘든 것이 없다고 거짓을 알리는 경우가 그렇다. 또한 진실을 밝히고 사실대로 말하면 '현 상태'보다 더 안 좋아질 경우에 의사선생님이 환자에게 '가짜약'이지만 이걸 먹으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환자에게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는 행동도 '좋은 거짓말'에 해당한다.
이렇게 거짓말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서' 남을 속이려드는 것인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비법을 깨우친 사람이라면 거짓말을 능숙하게 사용하여 자신의 이익이 아닌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적절하게 사용해도 좋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 <거짓말주의보>의 주인공 한유리는 남을 위하는 거짓말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거짓말을 했다. 아니, 오히려 '거짓말'을 하면 엄마와 남동생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자기합리화'까지 하는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 '자기합리화'라는 것은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은 어떤 경우라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자기 잘못을 감추는 행동이다. 한유리는 자기 잘못까지 감추고, 덮으며, 남에게 미루는 정말 비겁한 행동까지 저지른 것이다. 그것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이다.
정말 가슴 한켠이 따끔따끔해지는 경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짓말했다고 곧바로 감옥으로 철컹철컹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물론 법정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감옥에 수감되는 중범죄가 맞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딱 한 가지만 선행된다면 선처해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바로 '자기반성'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인정하며, 두 번 다시 남을 속이는 짓을 하지 않겠다는 진심 어린 반성을 한다면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물론 '거짓말주의보'에 해당하는 경우다.
하지만 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거짓말'을 하면 주의보가 아니라 '경보'를 받은 경우다. 이럴 경우에는 진심 어린 사과와 철저한 반성을 한다고 해도 늦었다. 슬픔은 지울 수가 있지만 상처는 아무리 지우려 해도 '흔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비록 상처가 아물고 고통도 사라진다해도 말이다. 그럴 경우에는 심하면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남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거짓말은 나쁜 것이고, 해서도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거짓말'이라도 아주 약간의 '자기합리화'가 들어가고 조금이라도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의도가 보이면 결코 좋은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럴 경우에는 결국 '나쁜 거짓말'이 되고 만다. 그러니 거짓말을 즐겨 쓰면 될까? 안 될까? 결코 농담이라 할지라도 '거짓말'을 쉽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좋은 거짓말로 판정받기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거짓말을 해도 괜찮지만, 좋은 거짓말일 경우만 허락되고, 좋은 거짓말로 판정받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농담으로도 거짓말을 즐겨 쓰는 일은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성품이 나쁜 사람으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늘 '진실'을 말하고 '진심'으로 행동하며 '진정'으로 마음을 다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만이 '좋은 거짓말'을 할 자격을 갖춘 사람인 것이다. 한마디로 거짓말 할 생각도 하지 말라는 말이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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