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퇴마록 신세편 3> 이우혁 / 반타 (2026)
[My Review MMCCCXVIII / 반타 10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마흔일곱 번째 리뷰는 300년 공력을 잃어버린 현암에게 새로운 무기(?)가 등장하는 <신 퇴마록 신세편 3>이다. 악마와의 대화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정령들의 여왕 수아는 악마 옵스티나티오의 등장을 퇴마사들에게 알린다. 이에 퇴마사들도 '마도서 그리모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악마들과의 싸움을 대비하는데, 이제 겨우 '공력'을 마음대로 쓸 줄 알게 된 김양두는 제2스승인 이현암을 다시 찾아가려 한다. 물론 퇴마사가 되려는 건 아니고 '공력'을 다룰 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TV에 등장해서 귀신이니 초능력이니 그깐 것은 현실에서 존재하지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떠벌리는 차호진을 혼쭐내주러 방문하게 된다. 한편 악마 옵스티나티오는 수아와의 말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한 뒤 순순히 물러났지만, 그렇다고 악마들의 세계인 '마계'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아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것조차 '악마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예정되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맞다는 듯이 마물들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를 막기 위해 퇴마사들이 달려가게 된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신 퇴마록 신세편 3> 관점 포인트 : 이제 서론은 이쯤하고 본격적인 '퇴마행'이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선대 퇴마사들인 박신부와 장준후, 현승희는 그럭저럭 이전의 퇴마능력을 갖추고 있고, 박신부와 장준후는 오히려 더 강해졌지만 이현암은 월향검도 잃어버렸고, 300년 공력마저 김양두에게 모두 물려줬기 때문에 제대로 된 퇴마행을 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런데도 현암은 '그리모어'를 통해서 악마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누구보다 빠르게 행동하기 시작하는데, 변변한 무기도 없고 공력도 잃어버렸지만, 그동안 꾸준히 수련한 가닥이 남아있기 때문에 악마와의 대결에서 노련미를 풀풀 풍기며 상대해나간다. 더구나 현암은 과거 '악마 블랙엔젤'을 상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등장한 '옵스티나티오'를 상대해서도 누구보다 능숙하게 상대해 나간다. 다만 현암에게 무기가 되어줄 만한 것이 없다는게 문제다.
이때 현암에게 엄청난 무기가 전달되는데 다름 아닌 '김양두'였다. 김양두는 '엄살쟁이'가 되기 전까지 태권도 국가대표선수와 다를 바가 없는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었고, 어릴 적부터 관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철저한 수련을 거듭했기 때문에 태권도 동작 하나하나가 일상일 정도로 몸에 베어 있었다. 그러다 현암에게 300년 공력을 받고 태권도 동작에 '공력'을 실어 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니, 김양두는 그야말로 온몸이 무기가 된 듯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공력 운용 방법을 터득하자 곧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 엄청난 힘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써야할지 판단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박신부의 제자인 차호진의 '프로파일링' 분석에 따르면, 김양두는 '착하지만 바보'였던 셈이다. 그런데 그런 바보가 엄청난 공력을 갖게 되었으니 제대로 올바르게 쓰면 다행이겠지만, 행여라도 옳지 못한 일에 쓰거나 잘못된 편견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된다면 더 큰일이 날 수 있기에 차호진은 김양두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제발 함부로 나대지 말고 '내(차호진)가 시키는 것'만 하라고 말이다. 한마디로 차호진이 '머리'가 되고 김양두는 '몸'이 된 듯 생각따로 행동따로 하자는 식이었다. 그리고 차호진은 양두에게 첫 번째 명령을 내린다. 이는 장준후도 미리 예감했던 일이기도 했다. 바로 '김양두를 월향검처럼 사용하라'는 쪽지를 현암에게 건낸 것이다.
현암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애초에 월향검도 현암이 공력을 주입해서 '검기'를 날카롭게 벼렸고, 월향의 의지대로 허공을 날아다니며 검술을 펼쳤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와 달라진 것은 월향에게는 현암이 일일이 검기를 불어넣어주어야 했지만, 양두에게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저 현암이 악마와 싸우면서 눈짓과 손짓만 하면 양두가 달려가 300년 공력이 실린 태권도로 아작을 내면 되었던 것이다. 현암의 몸속에 있었다면 목숨을 앗아가버릴 정도로 위험한 '무기'였지만, 양두에게 온전히 물려주고 나니 현암으로서는 엄청난 위력의 무기를 손에 쥐게 된 셈이었다. 이것이 장준후가 말했던 "현암형은 더 강해진 거예요"라는 말의 일부일 것이다. 아직 그 위력은 다 보여주지도 않았다. 앞으로 현암과 양두의 퇴마행은 점점 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한편, 악마 옵스티나티오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숨어들어가 모종의 계획을 짜고 있었다. 악마들은 늘 이런 방식이다. 자신들이 '직접' 인간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힘을 빌어서 인간끼리 서로 싸우고 종국에는 파멸하도록 만든다. 이번에도 국회의원의 '권력'을 이용해서 국민들에게 '합법'을 가장해서 위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나쁜 짓을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리모어의 파편'을 조각조각 내서 사람들의 몸속에 들어가 악마의 명령에 따르는 부하로 만들어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이를 간파하고 장준호와 아라가 먼저 달려가 악마들을 상대했지만, 수적인 열세를 면치 못하고 고전하고 말았다. 이때 현암과 양두가 합체(?) 공격을 하면서 악마 옵스티나티오의 계략을 산산히 부숴버리고 만다.
나가는 글 : 이렇게 '신세편' 세 권의 이야기가 일단락이 되었다. 확실히 전작보다는 분량도 적고 읽는 속도감도 무지 빠른 편이다. 그래서 올드팬들에게는 더 아쉬운 감이 많을 것 같다. 오히려 이우혁 작가의 '장광설'에 열광했던 팬들이 무척 많았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신세대 감각'만을 추구한 점이 살짝 서운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 완간을 냈던 <파이로매니악>도 이런 빠른 전개방식이었다. 하지만 <신 퇴마록>은 이보다는 더 '철학적 무게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으니 일부나마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서사'를 남발(?)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선 2권에서 악마 옵스티나티오와 정령들의 여왕 수아가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박신부의 악마학'이 주절주절 나오는 대목에서 얼마나 짜릿했는지 모른다. 속으로 '그래, 바로 이 맛이야!'를 외쳤고, 그 찐한 맛을 제대로 음미할 때까지 읽고 또 읽으며 탐독해 들어가기까지 했다. 부디 앞으로 <마세편>과 <창세편>에서는 이우혁의 장광설이 조금 더 남발되길 바랄 뿐이다. 작가님, 예전엔 이러지 않았잖아요~
끝으로, 이번에 등장한 악마는 '고집스런 악마'다. 이름부터 악마스럽지 않은데, 왜냐면 지옥불이니 혹한이니 '파괴적인 힘'을 자랑하거나 질병이나 고통을 강조한 '끔찍한 면모'를 담고 있는 악마와는 달리, 어딘지 인간적인 면이 담뿍 느껴지는 '성격의 일면'을 내세운 악마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더 공포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다. 만약 최고권력자의 성격이 '고집'스럽다면 어떨 것 같은가? 다른 보좌진의 충언도 무시하고, 전문가의 조언도 외면하며, 국민들의 목소리마저 묵살한채 자기 고집대로 막무가내로 국정을 운영한다고 생각해보란 말이다. 이것을 판타지 소설에 차용해서 '고집을 부추기는 악마의 속삭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허구적 상상으로 펼쳐낸 것이 정말 끔찍하고 무섭지 않은가 말이다. 그밖에도 이우혁 작가는 '분열의 악마 디비데레', '책임 회피의 악마 압스콘드', '무고의 악마 칼룸니아' 따위를 창조해냈으니 이런 악마들이 '대위기'에서 세상을 구한 퇴마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련한 치밀한 계략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끔찍할 것 같다. 다음 <마세편>에서 리뷰를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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