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수북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반달곰 달고미> 이은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CXVI / 한솔수북 1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마흔다섯 번째 리뷰는 황금나무 언덕에서 벌어지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숲속 동물 이야기 <반달곰 달고미>다. 어느 날 긴 꼬리 별똥별이 땅에 떨어져 씨앗처럼 땅속 깊이 겨울잠을 자며 봄을 기다렸는데, 봄이 찾아와 비가 내리자 황금빛 싹이 돋아나 무럭무럭 자랐는데, 그게 바로 '황금나무'야. 우리의 주인공 반달곰 달고미는 바로 그 황금나무 앞에다 집을 짓고 살고 있지. 달고미는 혼자가 아니었어. 숲속 친구들이 아주 많았지. 그 친구들과 '함께'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반달곰 달고미> 관점 포인트 : 그림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글보다 '그림'을 먼저 읽어야 한다. 보통 한글을 막 떼기 시작한 어린이나 유아에게 읽히기 위해서 그림책을 사주곤 하지만, 그림책은 결코 아이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물론 그림책을 혼자서 척척 읽어내는 어린이도 많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의 어린이들은 '문자 습득'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유일한 경우이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인데도 '모국어'를 말하기는 물론, 읽고 쓰기까지 빠르게 익히는 어린이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나라 어린이들은 어떻게 그림책을 읽을까? 대부분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거의 읽지 못한다고 한다. 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그림책'은 어떻게 읽을까? 당연히 '그림'만 읽거나 '부모님'이 대신 읽어주는 책으로 활용한다. 이게 '그림책'을 만든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글'이란 위대한 문자 덕분에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한글을 떼고 혼자서 그림책을 척척 읽어내는 기적을 보여주곤 한다. 그럼 이게 정말 좋은 방법일까?
모든 책에는 '주제'가 담겨 있고, 그 주제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이 깔려 있다. 그림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겨우 한글을 뗀 아이가 '직접' 읽기에 성공했다고해서 한 권의 그림책을 온전히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반달곰을 읽었으면 그림에서 '반달곰'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고, 그렇게 생긴 모습의 동물을 '곰'이라고 부르며, 그 곰의 가슴에 '하늘에 떠 있는 반달'을 닮은 형상이 있어서 '반달곰'이라고 부른다는 지식을 알려줘야 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배경지식'을 쌓아야 비로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첫발을 뗄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어린이로 한층 성장시키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배경지식'을 많이 담아주는 것이다. 배경지식이 많이 쌓이면 발휘할 수 있는 상상력도 자연스레 커지기 때문이다. 물론 무턱대고 지식을 욱여 넣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이가 "이건 뭐야?", "얘는 누구야?", "지금 뭐하고 있어?"라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질문에 답을 해줄 어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그림책은 결코 혼자 읽는 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게 끝없는 질문을 했다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기적을 일으킬 필요충분조건은 다 갖춘 것이다. 거기서 아이들이 마음껏 노닐 수 있도록 섣부른 '결론'을 내리려하거나 '주제'를 정하려 애쓰지 않아도 좋다. 그런 '형식적인 성과'는 학교에 들어가서 해도 충분하다. 아니 '성인이 되어서' 결론을 내려도 결코 늦지 않다. 상상하는 힘을 기르고 싶다면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주 싹다 치워버리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는 '그림책'을 읽으며 머릿속에서 '엄청나고 무한한 세상'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때 어른들의 잣대를 함부로 들이대서 어린이의 상상력을 방해하거나 사실을 바탕으로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인 결론에 도달하면 안 된다며 '팩트 확인'을 강요하게 되면, 뛰어난 과학자도 될 수 없는 그저 그런 아이가 되고 말 것이다. 과학자들도 자신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 상상력에서 영감을 받아 위대한 과학법칙을 찾아내곤 하기 때문이다. 갈릴레이가 그랬고, 뉴턴이 그랬으며, 아인슈타인도 그랬다. 수학계산만 잘한다고 과학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이가 엉뚱한 말을 하며 '말도 안 되는 말'을 떠벌리는 것도 그저 관망만 하며 "그래, 그 말도 맞다"라고 맞장구만 쳐줘야 할까? 그건 아니다.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정도까지는 허용해주어도 상관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폭력, 거짓말, 그리고 부도덕한 말과 행동을 할 때에는 따끔하게 제재를 가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해서는 안 될 것'은 구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라고 먼저 묻고, 달고미를 때려야 해? 달고미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 달고미가 다른 친구를 때렸다면 맞은 친구가 아파했을 것 같은데, OO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달고미가 가슴에 달린 반달을 아무데나 던지는 행동이 너무 위험한 행동은 아닐까? 등등의 대화를 하면서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가는 글 : <반달곰 달고미>는 황금나무 언덕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며 '우정'을 주제로 삼을 수도 있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배우는 '사회성'을 주제로 삼아도 좋다. 또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살아가는 여러 동물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는지를 보면서 지구에 여러 생물들이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깨칠 수도 있는 그림책이다. 그밖에도 아이들의 눈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마구마구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이렇게 읽었는데, 오늘은 요로케 읽을 수 있고, 내일은 저렇게 읽어도 되는 보물상자 같은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가까운 '근린공원'에 나가서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다녀와도 좋을 것이다. 산속 공원이라면 어떤 나무를 '황금나무'로 삼으면 좋을지 정해보기도 하고, 숲속 공원이라면 어떤 나무 아래에서 '무슨 놀이'를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 호수 공원이라면 달고미가 '호수'에서는 어떤 친구와 무슨 놀이를 하며 놀고 있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는 달고미가 아파트에서 가슴에 있는 반달을 '던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봐도 좋을 것이다. 황금나무 언덕 시리즈는 그런 책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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