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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구석방
  • 두근두근 클라이밍
  • 김환희
  • 12,600원 (10%700)
  • 2026-06-09
  • : 480

한솔수북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두근두근 클라이밍> 김환희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CVI / 한솔수북 1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서른다섯 번째 리뷰는 모든 일에 완벽을 추구하는 삶이 가져다주는 따끔한 충고가 담긴 <두근두근 클라이밍>이다. 항상 1등을 놓치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에 1등을 놓치고 실패를 한 뒤에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려버리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많이 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하는데, 왜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수많은 위인전 책을 뒤져봐도 '완벽한 위인'은 없다. 오히려 어린시절에, 또는 젊은시절에 엄청난 실패와 고난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큰 깨달음을 얻고 모든 인류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신동이나 천재로 살다가 짧은 삶을 환호와 박수갈채가 나머지 긴 삶을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참 많지 않은가. 여기 또 한 명의 '완벽'을 추구하는 어린이가 있다. 물론 천재는 아니다. 그저 평범한 소녀이지만 늘 1등을 놓치지 않으려 꽤나 노력(?)하는 어린이다. 과연 이 어린이가 1등을 놓치지 않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두근두근 클라이밍> 관점 포인트 : 1등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누구보다 월등한 실력으로 다른이를 압도하면 1등을 할 수 있다. 이 방법이 1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시도하려고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1등을 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이 방법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나 가능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1등을 할까? 대부분은 엄청나게 '노력'을 하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 끝없이 '반복'적인 '훈련(학습)'을 하며 완벽한 1등을 하려고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늘 바쁘게 사는 방식으로 1등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우리의 주인공 '여리나'도 바로 이런 방식으로 각종 대회나 시험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학생이다. 이런 여리나를 두고 다른 친구들은 놀린다. 여리나를 보면 '벽'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면서 말이다. 바로 '완벽' 말이다.

그런데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일까?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여리나는 늘 1등을 놓치지 않는다. 과연 어떤 비결이 있었던 것일까? 그건 바로 다른 사람들이 '실수'를 하는 틈에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는 1등도 굳이 사양하지 않고 냠냠했기 때문이다. 1등은 놓치고 싶지 않고! 그러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힘들고! 그러니 적당히 힘을 빼지 않아도 1등을 차지할 수 있다면 그 정도쯤에서 얼렁뚱땅 1등을 차지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사람이 늘 완벽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다면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것도 훌륭한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여리나는 엄청난 '노력파'이면서 셈이 빠르고 잇속을 놓치지 않는 '얌체'이기도 하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나 나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실수'를 유발시키는 그런 비겁하고 치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니 나쁜짓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 있을까? 진짜 실력으로 1등을 차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고서 수월하게 1등을 차지했을 때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리나에게 두근두근 설레는 계절이 찾아왔다. 높다란 학교 담장 위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새끼고양이를 불쌍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같은 반 친구인 남도현이 그 높은 '벽'을 맨몸으로 척척 올라가더니 한 손으로 담장 꼭대기에 매달린 채, 다른 한 손으로 새끼고양이를 무사히 구출해서 내려오는 모습에 반해버리고 만 것이다. 심장이 두근두근대는 설레임에 여리나는 당장 남도현이 다니는 '클라이밍 학원'에 등록해버린다. 높은 벽에 쉽게 오르는 모습에도 반했지만, 남도현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리나의 다른 여자친구들은 "모든 사랑은 그렇게 시작하는 거야"라며 대놓고 응원반 놀림반이었다. 그런데 남도현이 여리나에게 찾아와 엄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여리나가 자신의 비밀을 폭로해서 더는 클라이밍을 할 수 없게 되었다면서 말이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이제 겨우 클라이밍 신청한 지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말이다.

여리나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남도현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오해'를 풀고 싶었지만, 그날 이후로 남도현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클라이밍을 다닐 이유를 상실하게 되자 여리나는 그만 하고 싶었지만, 리나의 엄마에게 꾸중만 들었다. 이미 '한달치' 학원비를 내고 등록했으니 어쨌든 다니라고 말이다. 그렇게 리나는 도현이가 없는 클라이밍 학원을 꾸역꾸역 다니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 강바람이라는 또 다른 학교 친구가 다니게 되었다. 사실 리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강바람은 여리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는 그런 아이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나의 여자친구들은 또다시 "사랑이네. 사랑하는 사람 곁에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잘 안다"며 리나를 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강바람과 여리나의 두근두근(?) 클라이밍 레슨이다.

나가는 글 : 줄거리만 읽어나가면 나 어릴 적에 읽던 젊은 청춘들의 사랑이야기가 가득한 '하이틴 소설' 같다. 하지만 여기에 아주 중요한 주제가 담겨 있다. 바로 강바람과 여리나와의 현격하게 '차이'나는 레슨에서 말이다. 센스 있는 독자라면 이 대목을 놓치지 않고 주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이밍은 맨몸이나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서 수직으로 높게 솟은 벽을 기어오르는 스포츠다. 때로는 수직인 90도를 넘어서 130도가 넘어가는 꺾어지는 벽을 손가락 하나의 힘만으로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는 위험천만하고 힘든 스포츠인 셈이다. 물론 모든 현대 스포트는 '안전장비'를 갖추고 하기 때문에 클라이밍도 '실수'를 했을 때 위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안전대비를 따로 훈련받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강바람과 여리나가 큰 차이를 보인다.

강바람은 똑똑한 편은 아니다. 학교 성적도 그저 그렇다. 하지만 늘 명랑하고 즐거운 표정이다. 반면에 여리나는 매우 똑똑하다. 학교 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늘 실수 할까 두려워하고, 실수를 할 것 같으면 아예 포기를 하고 참여를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클라이밍 레슨에서도 이런 차이는 극명하게 보여진다. 강바람은 시작점에서 목적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루트'를 잘 외우지도 못하고 그저 벽에 달라붙어서 무작정 오르기부터 한다. 그래서 늘 '같은 곳'에서 어려움을 만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떨어지기 일쑤다. 반면에 여리나는 무작정 벽에 매달리기에 앞서 목적지까지 오를 수 있는 '루트'를 정확히 숙지하고 머릿속으로 암기하며 거의 '실수' 없이 단박에 오르곤 한다. 하지만 애초에 '실패'할 것이라면 '포기'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시도하는 횟수'가 현저히 적다. 그렇게 '성공률'은 높지만 결과적으로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닌 셈이다. 반복적인 연습도 부실하게 하니 '체력'이 쑥쑥 오르지도 않고 말이다. 반면에 강바람은 '실수'를 해도, '실패'를 해도 벽에 달라붙어서 오르고 또 오른다. 과연 이 둘은 상금이 걸린 클라이밍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얻게 될까?

성장한다는 것은 실패를 이겨내고 극복했다는 의미다.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성공을 해낸다면 대단히 훌륭한 것이지만, 그건 성적과 승패라는 '결과'를 두고 겨루는 대회에서만 훌륭한 것이다. 수많은 관중들은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완벽한 성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선수들에게 우뢰와 같은 환호성을 보내고 열광하지만, 한 선수가 그렇게 완벽한 경기로 마무리하기까지 엄청난 땀과 노력이 있었음을 능히 짐작한다. 그래서 그런 노고를 잘 알고 있기에 '완벽한 경기'를 치룬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훈련을 하고 연습을 하는 도중에 '실수'할까봐 두려워서 시도하지도 않고, 완벽하게 준비하고 대비해서 깔끔하게 성공한 것으로 훈련과 연습을 마치게 되면 진짜 경기에 나가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이런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도전하기에 앞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어려운 길보다 쉬운 길을 엿보며 설렁설렁 대충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 설사 성공을 했더라도 크게 환호를 받지도 못할 것이다. 오히려 큰 대회에서 엄청난 시도를 하다가 안타깝게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 선수에게 다음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라며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실수를 해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공을 다짐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 법이다. 자, 어떤가? 실수를 두려워하고 민망해서 하기 싫어할 것인가? 실수, 까짓거 하면 어때? 또 하면 되지. 그러다 또 실수하면 어떡하냐고? 성공할 때까지 '계속'하는 거다. 그러다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요령'도 생기게 되면, 실수를 줄이게 되고 결국엔 익숙해져서 더 많은 성공을 하게 되는 거지. 그렇게 깨닫고 얻은 성공은 또다시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쉽게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거다. 어떤가? 아직도 실수가 두렵고 완벽한 삶을 살고 싶고 1등만 좋아하면서 살고 싶은가? 어른들은 경험을 통해서 안다. '머리'로 배우고 익힌 것보다 '몸'으로 배우고 익힌 것이 더 정확하고 더 실수가 적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수를 거듭해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 실수 끝에 거둔 성공이 더 달콤하고 짜릿하다는 진리를 깨우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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