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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구석방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채사장
  • 20,700원 (10%1,150)
  • 2019-12-24
  • : 38,292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채사장 / 웨일북 (2019)

[My Review MMCCXCIV / 웨일북 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두 번째 리뷰는 살면서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을 읽으면 저절로 이해하게 만드는 신비한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다. 2020년에 이미 대히트를 친 책인데 무려 6년이나 지나서야 뒷북을 치는 나는 정말이지 책을 좋아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다. 왜 나왔을 때 바로 읽으면 좋을 것을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정말 좋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단 책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남들 '서태지' 노래 좋다고 떼창 부르고 난리를 칠 때는 귓등으로도 안 듣다가 '서태지'가 해체하고 난 뒤에야 '나쁘지 않다'고 뒷북을 친 나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난 알아요'는 건너 뛰고 '환상속의 그대'를 즐겨부르기는 했다. 이렇게 난 '철 지난 책'을 참 즐긴다. 그래서 애초에 '고전'을 즐겨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이 책이 나를 사로잡은 까닭은 '인문교양적 지식'을 이토록 쉽게 풀어쓴 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전지식이라는 것이 자칫 '현학적'으로 빠져들기 십상인데, 이 책은 고전지식이 담고 있는 정수를 너무 깊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얕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으로 넓고 또 박식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내 취향을 정조준했다. 나도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암튼 이번엔 '0편'이다. 지난 1, 2편에 이어진 책이면서 그보다 '앞선 지식'을 다루고 있는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관점 포인트 : 1권과 2권이 고대이후 중세를 거쳐 근현대까지 이어진 지식의 흐름을 '경제', '역사', '정치', '과학', '예술', '종교' 등으로 줄줄이 풀어서 설명했다면, 3권이어야 할 이번 책은 '고대이전의 지식'을 다루고 있다는 의미에서 0권이라고 셈을 거슬렀다. 하지만 그 내용은 1권과 2권을 넘어 더욱 방대해서 '우주의 탄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38억년 전부터 지금까지다. 얼핏 보면 <빅 히스토리>라는 책과 서술방식이 비슷한 듯 싶다. 하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빅 히스토리>는 우리가 서술하는 '역사'를 인류가 남긴 기록으로 기준을 삼았기 때문에 문명이 발생하고 '문자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5000여 년동안만 서술하는 한계를 뛰어넘어, 우주가 탄생한 시점인 '빅뱅'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 지금까지 이어온 '과학적 서술'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 책이 전하는 의도는 하나다. 인류가 그토록 '만물의 영장'이라고 깝치며 하나뿐인 지구를 망가뜨리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46억 지구의 역사를 봐도, 138억 우주의 역사를 봐도 불과 5000년 밖에 살지 못한 인류의 역사는 얼마나 쪼끄마하냔 말이다. 그러니 더는 깝치지 말고 겸손하게 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은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라 인류가 밝혀낸 '고대이전의 지식'을 알아보고, 그 위대한 스승님들의 선견지명을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논해야 할 지식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깨닫고 무한한 지식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라는 '권유'의 메시지가 선명하다.

이처럼 인류는 정말이지 위대하고 또 위대하다. '문자기록'으로도 남아있지 않은 '고대이전의 지식'을 인류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었을까? 당신은 누가 알려주지도 않은 지식을 스스로 알아낼 능력이 있냔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그걸 해내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 우리는 그분들을 존경하지는 않을지언정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는 사실만큼이라도 알아야만 한다. 물론 이 책의 시리즈에서도 누누이 말하는 것이지만, 그런 '지식'을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지식'이 왜 세상을 장식하고 있는지는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 까닭은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기 때문이다. 그게 왜 꼭 필요한 지식인지는 이미 1권에서 밝혔다. 당신이 내는 '세금'이 어떻게 떼이는지, 정부는 그 '세금'을 모아서 어디에 쓰는지, 궁금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고물가의 시대'에 월급 받는 족족 '이세금 저세금'으로 다 떼이고 나면 한 푼도 남지 않는 통장잔고를 들여다보면서 궁금해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지지식'을 시작으로, '역사', '정치', '과학' 순서로 주욱 관련 지식을 섭렵해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지식들의 원천'은 또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게 바로 0권에서 다룬 지식의 핵심 내용이다.

카를 야스퍼스는 인류의 지식을 '축의 시대'로 정리했다. 너무나도 위대한 스승들이 유독 '한 시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수많은 제자백가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세상을 설명했던 것처럼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등 위대한 사상가들이 정점을 찍듯이 '인류의 모든 정신적 기원'을 설명했고, 많은 이들이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를 '축의 시대'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설명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깊은 사색에 빠져야 한다. 이토록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지식을 파고 들어가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는가 말이다. 생긴다면 왜 생기는지, 안 생긴다면 왜 끌리지 않는지 말이다. 그러다보면 결론은 하나다. 끌리면 당연히 '지식'을 파고 들어야 하며, 안 끌려도 필연적으로 '지식'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여기에 부정하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끌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지식에 파고 들어야겠지만, 하나도 끌리는 것이 없는 내가 왜 '지식'에 빠져 들어야만 하는지에 말이다. 그건 이미 당신이 답을 알고 있다. 당신은 몰라도 된다고 말하지만 온 세상이 '지식'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뭔 문제만 생기면 그 해답을 '지식'에서 찾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세상 어디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분쟁'이 벌어지며 '갈등'이 일어나게 되면 세계의 석학들이 저마다 '원인분석'을 하고 나름의 그럴 듯한 답을 내놓는 것을 뉴스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서 봤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 몰라도 된다고 강력히 고집을 피우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나가는 글 : 그렇다고 세상 모든 지식의 원천을 다 알아야만 하는 걸까? 그걸 알 필요는 없다. 그럴 방법도 없고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채사장'처럼 박학다식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채사장도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할게다. 그저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상식'만 갖추면 충분하다고 말할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의 전문가가 대표로 나와서 뭐라뭐라 '설명'을 하고 '대안'을 제시할 때,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이면 충분하다고 말이다. 이 책은 그 정도의 지식을 '상식'으로 담을 수 있을 정도만 담고 있다. 더 깊이 다루지도 않는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서 발현한 문제 말이다. 그 정도의 '상식'을 갖추었다면 충분히 만족하고 더는 지식을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멈출 것인가? 아님 좀 더 깊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고 지식축적의 기회를 최대한 살려보려 애쓸 것인가? 개인적으론 후자였으면 싶다. 지적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의 깊이'를 쉬이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리듯 단편적인 정답만 달달 외우고 있을 뿐, 그 정답에 대해서 논할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못해서 더 깊은 대화를 회피하곤 한다. 그런 까닭에 일상생활에서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를 찾기란 정말 가물에 콩나듯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만날 만나서 '날씨 애기'만 나누고,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조금 더 예뻐졌냐는둥, 더 날씬해졌다는둥, 밥은 뭘로 먹을래와 같은 얘기만 줄창 나눌 뿐이다.

1권, 2권도 그랬지만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달달 외울 지식은 하나도 없다. 읽으면 어느 정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설명이 되어 있지 않느냔 말이다. 그렇기에 지식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술술 말이 되어 나올 수 있게 해주기에 참 유용한 책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지식이 술술 나올 수 있을까? 그건 '맥락'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쌓은 지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저절로 '지식'이 쌓이게 되는 방식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이해한 지식으로 '또 다른 지식'을 유추해낼 수 있지도 않을까? 그게 바로 '지적 대화'다. 그걸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문명사회'인 것이다. 그 사회에서 사는 이들을 '문명인'이라고 부르고 말이다. 그래서 고대부터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독서'를 즐겼다. 근대 이후 '진화론'을 믿지 않았던 교양인들이 '진화론'을 비판하기 위해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사서 읽고 저마다의 논리를 내세워서 '진화론'이 틀렸음을 주장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전세계가 인정하고 극찬하는 선진국인 된 대한민국이다. 그런 나라에 살면서 '지적 대화'를 나눌 최소한의 지식조차 쌓지 않는다면 부끄러울 것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첨단기술이 일상인, 민주주의가 교과서처럼 운영되는 꿈의 나라라고 극찬하는데, 그에 걸맞는 '지적대화'로 답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출간한 지 6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꼭 읽어야 할 책이 바로 이 책이라 여겨진다. 다음에 '무한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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