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8>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디앤씨웹툰비즈 (2023)
[My Review MMCCLXXXIX / 디앤씨웹툰비즈 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열여덟 번째 리뷰는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1인 길드'를 만들어버린 <나 혼자만 레벨업 8>이다. '나혼렙 세계관'에서 '길드'는 실질적인 국가를 이끌어가는 근원이라 할 수 있다. '게이트 발생' 이후에도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부와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국회, 그리고 정의를 실현하는 법원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지만, 게이트에서 마력이 쏟아지고, 던전을 통해서 이세계의 마수들이 뛰쳐나와 인간들을 마구 해치기 시작하는 일이 발생하자, 때마침 게이트를 통해 던전으로 들어가거나 나올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갖춘 헌터들이 각성하기 시작했고, 점점 미처 날뛰는 마수들을 효과적으로 처치하기 위해서 헌터들끼리 뭉쳐야만 했는데, 그 중심에 바로 '길드'가 있었던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길드들의 활동 원활하게 운영하고, 때로는 규제를 가하기 위해서 탄생한 것이 '헌터협회'였다. 하지만 힘 있고 실력 좋은 헌터들은 돈벌이가 더 잘 되는 '대형길드'로 쏠리기 시작했다. 일단 헌터로 각성하게 되면 일반인보다 월등히 강해지기 때문에, 설령 가장 약한 E급 헌터라고 하더라도 일반인의 2~3배 강한 능력을 갖게 된다. 그로 인해서 각성자들은 일종의 '사명감'에 투철해지기 마련이지만, 그들도 결국엔 '인간'이기 때문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대형길드'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럼 '대형길드'는 어떻게 해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소속 헌터들에게 배분하는 것일까? 마력이 담겨 있는 '마정석'과 '마나석' 같은 것들은 마수들의 사체에서 수거할 수 있는 것들인데, 헌터들이 팀을 짜서 레이드를 한 뒤에 사냥한 '마정석'을 품고 있는 마수의 사체에서 확보하거나, 던전 내부에 박혀 있는 '마나석'을 채굴해서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마정석으로 '아티팩트' 같은 것을 만들어서 특별한 능력이나 속성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에, 옥션이나 암시장 같은 곳에서 고가에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나석으로도 적으나마 마력을 재가공해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게이트 발생' 이후에는 국가마다 '길드'를 조직해서 많은 에너지원을 끌어모을 수 있게끔 협력하는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대형길드라면 S급 헌터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 탓에 '더 큰 에너지원'을 품고 있는 상위계급의 마수를 처치할 수 있기에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소속 헌터들도 큰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다. 과연 성진우는 어떤 길드를 만든 것일까?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8> 관점 포인트 : 결론부터 말하면, 제주도 레이드가 끝나고 고건희 협회장과 면담을 한 성진우는 '길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고건희 협회장으로서도 반가운 소리다. 현역 헌터로서 활발한 활약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5대 대형길드 가운데 하나가 아닌 성진우가 독자적으로 운영할 '아진 길드'를 새로 선보이고 싶어했기 때문에 더욱 반겼던 것이다. 기존의 대형길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었을까? 사실상 대한민국 5대 대형길드는 어렵사리 균형추를 유지하고 있다. 애초에 서울 및 수도권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길드는 '사신 길드'였다. 하지만 사신 길드의 임태규는 길드 운영을 그리 잘 하지 못했고, 사신 길드에서 몸담고 있던 백윤호가 독립하면서 '백호 길드'를 창설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또 하나의 강력한 힘을 보여준 '헌터스 길드'에는 '인류 최종병기'라고 불리는 최종인이 있었고, 혜성처럼 등장한 차해인이 부길드장으로 합류하면서 사실상 가장 강력한 대형길드로 자리매김을 했다. 허나 수도권에서만 게이트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에서도 게이트는 출현하고 있었고, 경상도에는 A급 헌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사단 길드'가, 전라도에는 마동욱 헌터가 이끄는 '명성 길드'가 활약을 하며 지방에서 나타난 게이트를 전담하고 있다. 이렇게 5개의 대형길드가 전국을 나눠 먹고, 나머지 중소형 길드는 '헌터협회'의 관리 아래 C급 이하의 던전을 공략하면서 협조하고 있다. 물론 '개인 공격대'라 불리는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같은 헌터들도 있지만, 이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C급 이하의 던전에서만 활동하고 있으며, 큰 수익을 벌 수도 없는 형편이다. 성진우가 E급 헌터로 각성해서 '인류 최약병기'라고 놀림을 받던 시절에 전전했던 던전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만 게이트는 점점 더 많이, 더 강한 힘을 품고서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제주도 레이드 때 TV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성진우 헌터'의 능력을 탐내는 국가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그런 까닭에 미국 헌터관리국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이며 '업그레이더 능력'을 갖춘 노마 셀너를 급파하면서까지 성진우 헌터를 미국으로 데려가려 했던 것이다. 이를 눈치 챈 고건희 협회장은 불안했다. 미국에만 게이트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점점 강한 게이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어렵사리 '제주도 레이드'를 성공으로 이끈 대한민국으로서 가히 '국가권력급'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성진우 헌터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는 일만큼 막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맞게 성진우 헌터가 '길드 창설'을 선언한 셈이다. 이 선언으로 고건희 협회장은 두 마리 토끼..아니 '고민'을 해결하게 된 셈이다. 대한민국 길드 간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점이 하나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보물로 등극한 성진우 헌터가 외국에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건희 협회장도 성진우의 '아진 길드' 창설에 협력을 아끼지 않았고, 최대한 편의를 봐주도록 했다.
그러다 큰일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발생한 거대한 A급 게이트를 공략하기 위해 '기사단 길드'와 '아진 길드'가 협력하려 했는데, 그 사이에 성진우의 여동생 성진아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나타난 마수들은 가장 난폭하고 타고난 전사인 '오크'들이었다. 비록 어금니의 호위무사였던 '하이오크'보다는 약한 편이었지만, 전장에서 '살육'을 즐기는 것을 자긍심으로 여기는 '그록타르'가 던전 보스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던전 안에서 너무 오랫동안 '피'에 굶주려 있었고, 던전 브레이크로 보스가 게이트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게 되자 삽시간에 고등학교를 접수해버렸고, 다행히 200여 명의 학생들은 학교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수십 명의 학생들은 피에 굶주린 오크들에 의해 살점이 흩어지고 온몸이 썰려나가는 끔찍한 희생을 당한 뒤였다. 그리고 오크들은 성진아와 일행들이 숨어 있는 곳을 찾아내고 목숨이 경각에 달리게 되었다. 그 순간 성진우가 미리 심어두었던 '하이오크 그림자병사' 세 마리가 튀어나왔고, 오크 전사들과 대치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을 조금 벌긴 했지만, 오크들의 족장인 '그록타르'가 냄새를 맡고 성진아에게 달려드니 오크보다 쎈 '하이오크'라 할지라도 버티지 못하고 소멸될 지경에 이른다.
그때 마침 부산에서 카이셀을 타고 쏜살같이 날아온 성진우가 '그록타르'와 대치하게 된다. 성진우는 여동생이 다쳤다는 사실에 온통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오크 족장인 '그록타르'의 결투 신청조차 손가락 하나로 제압하며 여동생이 다친 곳은 없는지 먼저 살펴보게 된다. 오크 족장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허나 상대는 성진우였다. 성진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은 일개 마수 전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왜냐면 '그림자 군주'가 뿜어내는 마력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성진우는 '그림자 군주'로 각성하기 전이었지만, 레벨업을 통해서 이미 '군주의 힘'을 발휘할 정도로 강해졌던 것이다. 그 힘에 압도 당한 '그록타르'는 자존심을 구긴 채 성진우와 전사답게 싸우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성진우는 이미 분노했다. 마수들이 '인간'을 살육한 것이 오늘, 바로 이 순간만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성진우에게 하나 뿐인 동생이 하마터면 죽을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터져버린 분노를 그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성진우는 '그록타르'에게 왜 '인간'을 살육하는지 그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그록타르는 머릿속에서 '인간을 죽이라'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성진우는 다시 되묻는다. "그럼 나도 죽이라고 목소리가 말하드냐?"고 말이다.
나가는 글 : 성진우의 이 질문은 매우 중요했다. 왜냐면 '이중던전'에서 죽다 살아난 이후에 성진우는 자기 자신이 '인간'이 맞는지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자신은 '이중던전'에서 죽은 것이 확실한데, 어떻게 다시 살아났으며, 그 뒤에 성진우의 눈앞에만 보이는 '스탯 창'의 존재가 '인간'이 맞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플레이어'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스템'이 시키는대로 온갖 모험을 하며 '레벨업'을 하고 있지만,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성진우의 내면에서부터 자기 자신이 '인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성진우는 '시스템'이 의도하는대로 따르기 시작한다. 단순히 '시스템의 명령(?)'을 어기면 무시무시한 '패널티'를 받기 싫어서가 아니다. 그보다 심한 '살인 퀘스트' 같은 것이 뜨고,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죄책감 따위가 들지 않는 자신을 느끼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무리 '살인'을 저지르지 않느면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하더라도 '살인'은 살인이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한 마음이나 트라우마 같은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성진우는 던전 속에서 마주치는 '대화'가 가능한 마수들에게 묻고 또 묻는다. 너희들이 '인간'을 죽이라는 목소리를 들었다면, 그 목소리가 '나'도 죽이라고 말하는지 말이다. 만약 마수들의 머릿속에 '인간'을 죽이라는 목소리가 성진우 앞에서도 들린다면, 아무리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간'임에 틀림 없다고 안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시스템의 의도대로 조정 당하는 마수들은 한결같이 그런 말을 속시원히 해주지 않았다. 도리어 스탯창에 '시스템의 설명 거부' 메시지만 마주할 뿐이었다. 그런데 '인간' 같지 않은 자신이 여동생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는 눈에 불을 뿜으며 분노하는 것을 느꼈다. 이 느낌은 성진우 자신이 여전히 '인간'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분노에 찬 행동에 다시 의구심을 들게 한다. 인간치고 너무 잔혹한 방식으로 '그록타르'를 고통 속에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그저 최강자가 뱉어내는 '분노의 힘'을 보여준 것일 뿐이었을까? 아니면 '괴물' 같은 분노 표출을 보여줬으므로 자기 자신이 '괴물'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혼란한 감정이 뒤섞인 상황에서 '사건 후속조치'를 하기 위해 고건희 협회장이 직접 '사건현장'을 찾아와 성진우와 대화를 나눴다. 이 사건으로 너무 많은 희생이 발생했고, 고건희 자신의 능력만으로, 현재의 헌터협회만으로 지금과 같은 '참극'을 막아낼 수는 없다며 성진우 헌터에게 대한민국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에 성진우는 던전 공략을 하기 위해 '최소 8명의 공격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제약조건을 해제해달라고 요구한다. 즉, '1인 공격대'만으로 던전 공략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달라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성진우 혼자만의 '1인 길드'를 허가해 달라는 요구와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여기에는 더 빠르고 확실한 '레벨업'을 하기 위한 요구이기도 하다. 허나 그보다는 더 큰 목적을 띠고 있는 것이다. 바로 '싸우면 싸울수록 더욱 강해지는 그림자 군주'로 각성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성진우는 아직 다 깨닫지는 못했지만, 곧 '카르테논 신전 열쇠'의 마감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뭔가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성진우는 자신이 '인간'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스템의 정체'를 밝혀내고 싶었다. 그리고 '이중던전'이 감추고 있었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성진우는 '레벨업'이 더 절실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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