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 : 한빛비즈 커리어툰 3> 조승아 / 한빛비즈 (2024)
[My Review MMCCLXXXIII / 한빛비즈 18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열두 번째 리뷰는 의사가 내준 처방전에 따라 처방약을 내어주는 것만으로 손쉽게 돈을 버는 것 같은 약사의 세계를 속속들이 알려주는 <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다. 앞서 말했지만 '약사'들은 참 손쉽게 돈 버는 것 같다. 의사처럼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수술할 일도 없고, 의사가 내어준 '처방전'에 적힌대로 시중에 나와 있는 약을 내어주고 돈을 버는 직업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 여름엔 시원한 에어콘 바람 쐬고, 겨울엔 온열기가 따뜻하게 데운 실내에서 '알아서' 찾아오는 손님에게 약을 건내주고 돈을 버는 직업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약사에게도 고충이라는 것이 있을까 싶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약사라는 직업이 보통 어려운 직업이 아니었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만화로 보는 약사의 세계> 관점 포인트 : 한빛비즈에서 나온 '커리어툰' 세 번째 책이다. '교양툰'에서 파생된 자기계발을 위한 독자들을 위한 책인데, 알고 싶지만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 '직업의 세계'를 좀 더 깊이 알 수 있어서 아주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24년에 출간된 이후로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더욱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파헤쳐주면 정말 좋겠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이런 책에 관심이 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러니 빨리 쫌...쿨럭쿨럭
수의사, 변호사에 이은 세 번째 직업은 '약사'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 '약국'을 차리고 오픈하면 떼돈을 버는 직업으로 연상이 된다. 약국 가득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약들에 둘러싸여 '흰 가운'을 입고서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한 잔의 차'를 홀짝이면서 우아하게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어며 교양이 넘치는 두꺼운 책을 손에 들고 있으면, '알아서' 손님이 찾아오고 의사가 내어준 '처방전'에 따라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약을 내어주고 돈을 받으면 그뿐인...참 편한 직업으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책을 무척 좋아해서 잘 아는데, '서점주인'이 기본적으로 책을 몇 권 정도 읽어야 서점에 '진열'된 책 가운데에서 손님이 원하는 책을 척척 알아서 찾아줄 수 있을까? 적어도 수천 권은 독파하고 있어야 '제목'도 잘 모르고 줄거리나 주인공 이름만 되뇌면서 주절거리는 황당한 손님이 찾는 책을 알아서 착착 찾아내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껏 손님이 왔는데 주인이 책에 대해서 잘 모르면 절대로 잘 팔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약사는 도대체 얼마나 약에 대해 공부를 해야 '아픈 손님'이 원하는 약을 착착 찾아서 내어줄 수 있을까? 의사가 내어준 '처방전'에 적힌 약들을 찾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니 말이다. 물론 요즘에는 '약 이름'만 컴퓨터에 입력하면 '진열매대 어디, 몇 번째 칸에' 원하는 약이 있다고 다 나오지만 그 옛날에는 직접 찾아서 내어줄 수밖에 없었으니 공부를 엄청 잘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약대'에 진학하기 위해서 성적이 매우 우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거의 의대에 합격하는 것만큼이나 똑똑하지 않으면 어찌어찌 입학까진 통과할지 몰라도 졸업은 언감생신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도 얼추 비슷했다. '약사의 세계'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더구나 의사처럼 '아픈 환자'를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을 위해할 수 있는 '잘못된 처방'이나 '부작용'이 심한 약을 함부로 내어주는 일이 발생하면, 그 책임 또한 무겁게 져야하기 때문에 약사들의 삶이 결코 편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요즘에는 '약대'를 졸업했다고 무조건 '약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약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가지고서 얼마든지 다양한 직업을 고르고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똑똑하고 높은 성적을 챙기게 되면 '진로'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놓은 셈이다. 그래서 어느 한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얼른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것도 성적이 뛰어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흠흠...암튼 '약대'에 진학한 뒤에 변호사가 된 사람도 있다고 하니 책을 읽으며 '진로와 적성'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는 재미(?)도 즐겨보길 바란다.
나가는 글 : 그건 그렇고, 어느 직업을 선택하든 늘 만나는 어려움이 있다. 이건 거의 모든 직업이 갖고 있는 '공통된 문제'라고 보여지는데, 다름 아닌 JS다. '진상'의 약자로써 '듣는' 진상 손님이 거북할 수 있으니 JS(제이에스)로 돌려까서 이야기하면 좋을 듯 싶다. 약사들도 이런 사람과 만나면 참으로 피곤할 것 같다. <수의사 편>에서도 길에서 다친 동물을 안고 와서 치료해달라 그래서 치료하고 치료비를 '청구'했더니, "헐...아픈 동물이 불쌍해서 데려온 것 뿐인데, 주인도 아닌 내가 치료비를 내야 해요?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사 된 것 아니예요? 정말로 돈 받을 거예요? 돈만 밝히는 선생님이셨어요?"라거나 반려동물이 위급해서 응급수술을 한 뒤에 기적처럼 살려냈더니 "아니, 무슨 수술비가 이렇게 비싸? 나, 이 돈 못 내. 수의사선생님이 키우든 말든 알아서 하슈. 나는 갈라니까" 이렇게 배째라는 식의 JS를 만나게 되면 스트레스에 피로까지 쌓여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그럼 약사들이 꼽은 JS는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기본적으로 약사는 아무 약이나 함부로 환자에게 내어줄 수 없다. 일단 '의사의 처방전'대로 약을 내어주어야 하고, 이를 어기고 약사가 '임의적'으로 아무 약이나 환자에게 내놓게 되면 법을 위반한 셈이기 때문에 철컹철컹 할 수 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일부 환자들은 의사에게 '장'이 아파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았는데, 왜 내 처방전에 '위장약'이 들어가 있는지 따져 묻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 게 궁금했으면 처방전을 내어준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올 일이지 왜 애꿎은 약사에게 와서 '처방전'에 관한 궁금증을 묻느냔 말이다. 그렇다고 처방전에 없는 '장'에 좋은 약을 함부로 내어줄 수도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조곤조곤 부연설명을 해주고 나면 "내가 의사도 아닌데 그딴 설명을 들으면 알겠냐고?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안 되겠어? 장이 아프면 장약을 줘야지, 왜 위장약을 줬냐고? 왜? 왜?"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거면서 왜 듣고 싶어하는 것이며, 처방전에 없는 약을 내어줄 수도 없는데 왜 '약사'한테 따지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렇게 화가 잔뜩 난 환자가 다시 병원을 찾아가 의사와 '단판'을 하고 난 뒤에는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처방전'대로 약을 순순히 받아가는 모습을 보면 허탈감에 온몸에 힘이 빠져 주저 앉고만 싶어진다고...
정말 듣기만 해도 짜증이 막나는 에피소드였다. 진상들은 어쩜 그렇게 한결 같은지...친절을 베풀면 트집을 잡고 늘어지고, 호의를 베풀면 호구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을 내는 것이 모든 JS들의 공통분모다. 그리고 이런 JS를 단박에 진정 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큰 목소리'다. 단지 소리만 큰 것이 아니라 '팩트체크'도 가능할 정도로 진실을 담고, 논리정연하게 '전문지식'을 다다다다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면 대부분의 JS들은 순둥이가 된다. 몇몇 악질 JS들은 진상을 떨다가 '갑질'로 공격패턴을 바꾸는 교묘한 작전을 펼치는데, 그때도 마찬가지로 '명백한 사실'과 '논리로 정연한 전문지식'을 당당하게 맞받아치면 아무리 갑질을 잘 하는 '쌍시옷 니은'이라 할지라도 깨갱할 수밖에 없다. 당당히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약사' 자격증까지 떡하니 있는 사람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그 맛에 '명문대 간판' 따려...쿨럭쿨럭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사회생활'은 다른 법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겪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어느 직업이나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고충을 겪는 나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직업이라도 목표달성으로 '성취욕구'를 충족시킬 수도 있고, 보람을 느낄 정도로 '감사를 표하는 이들'도 만나기도 하니 자기가 하는 일에 애정과 행복을 담아 열심히 살면 그뿐이다. 이 책에서는 '약사의 세계'를 선보였지만, 다른 어떤 직업이라도 공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쁨일 것이다. 이렇게 여러 직업에 대한 지식을 쌓으면 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하며 인연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커리어툰'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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