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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구석방
  • 퍼지 키즈
  • 한지우
  • 17,100원 (10%950)
  • 2026-03-30
  • : 800

<퍼지 키즈 : AI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 한지우 / 한국경제신문 (2026)

[My Review MMCCXLVIII / 한국경제신문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일곱 번째 리뷰는 <세금 내는 아이들>로 유명한 옥효진 선생님이 강력 추천한 <퍼지 키즈>다. 우선 '퍼지(fuzzy)의 뜻'이 궁금할 것이다.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닌데, 사전을 보면 '흐릿한', '명확하지 않은', '애매한'이란 뜻으로 적혀 있다. 그럼 '퍼지 키즈'는 애매한 아이들이란 뜻일까? 그건 아니다. 복잡하고 애매한 상황, 애초에 명확한 답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쓰이는 '퍼지 논리'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아니 정답이 없는데 쓰이는 논리 도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퍼지 키즈> 관점 포인트 : 먼저 '퍼지의 뜻'부터 정리하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능력은 애초에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과거에는 그런 '다양성'을 이해하기에 너무 복잡했기에 이를 '단순도식화'하여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퉁치는(?) 방식으로 학습을 하곤 했다. 그게 학습하기에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컴퓨터를 발명하고 복잡한 계산도 가능한 시대가 되자 더는 '단순도식한 정보'만으로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점점 다양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바야흐로 '정보화시대'가 도래하자 너무나도 복잡다양한 문제가 현실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퍼지 논리'라는 도구를 쓰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활개를 치는 AI 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애초에 명확하게 분류해 놓았던 것이 더는 하릴 없게 된다. 인간의 뇌는 '단순도식화'한 것을 편리하게 생각하고,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술술 풀어낼 수 있었지만, 점점 변수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 다뤄야 하는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간은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컴퓨터를 발명했고, 인터넷 등 수많은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기계(도구)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뤄야 할 정보는 점점 더 '빅데이터'화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까지 개발되고 나면 인간은 무얼 해야 하는 걸까? 아니 정확하게는 무얼 할 수 있을까?

AI가 유용한 도구로 널리 쓰이는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은 지식을 암기하거나 쌓을 필요..아니 '수고'를 덜 수 있게 된다. 엄청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서 수고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이렇게 유용한 AI라는 도구를 잘 써먹기만 하면 그뿐이다. 근데 인간은 '뭘'하면 되는 걸까? 그동안에는 '지적탐구'를 위해서 방대한 지식을 암기해서 적재적소에 써먹는 '컴퓨터형 인간'이 유능한 인재였는데, 앞으로는 그런 인재는 더는 필요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AI 시대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학습을 해야 하는 걸까? 지식이나 정보를 암기할 필요가 없다면 무슨 공부를 해야 하냔 말이다.

그래서 '퍼지 키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AI는 '명확한 정보' '정확한 지식'을 검색하고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는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AI가 잘 할 수 없는 영역을 탐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건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명확하고 분명한 '사실'을 떠올리는 생각이 아니라 불명확하고 불분명한 아주 애매하고 흐릿한 '퍼지한 생각들'을 하는 것이다. 이건 AI는 거의 못한다. 오직 인간만의 영역인 셈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몰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적 감각'이고, 삶을 주도하는 '부의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둘을 합치면 '하이퍼 센서(초월적 감각)'을 갖게 되는데, 이런 초월적 감각을 키운 어린이를 '퍼지 키즈'라고 정의했다.

나가는 글 :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한 시대에는 AI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초월적 감각(하이퍼 센서)'을 숙지한 '퍼지 키즈'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그래서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에 AI가 결코 대신 할 수 없는 '퍼지형 인간'이 되어야 AI 시대에도 삶을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맞는 말이다. 인문학적 감각으로 AI에게 대체되지 않은 독보적인 인간이 되고, 부의 감각으로 직접 노동하지 않고 돈이 돈을 벌어들이게 해서 부유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면 앞으로 AI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멋진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런 '퍼지한 인간'은 오늘날의 '상류층'에 속한 계급에 다다른...흔히 말하는 '상위 1%'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해, 사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속하는 소수의 인간들 말이다. 과연 AI 시대에는 모든 인류가 이런 '상위 1%'의 삶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AI가 인간의 노동을 완벽히 대체하고 모든 인간이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의 '잉여생산'을 끊임없이 해낸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구의 자원은 '유한'하고 퍼쓰고 또 쓰다보면 결국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AI가 아무리 노동을 해도 더는 생산할 것이 남지 않게 되어 인간은 굶주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계급적 분화'가 발생하여 힘 있는 계층만 부를 누리고 힘 없는 계층은 몰락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는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퍼지한 인간'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일도 경계한다면 충분히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말미에도 '나눔의 감각'을 지닌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고 방점을 찍고 있긴 하다. 그래서 '퍼지 키즈'는 자신의 생각으로 교양과 부를 얻게 되지만, 그렇게 쌓은 넉넉함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또한 그러해야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퍼지 키즈'들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정한 인재상이라고 말한 것이다. 백 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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