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3> 고우영 / 문학동네 (2021)
[My Review MMCCXXVII / 문학동네 3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여섯 번째 리뷰는 <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3>이다. 일정이 어그러지는 바람에 무려 한 달만에 리뷰를 이어가게 되었다. 뭐, 어그러졌다고해도 '다른 삼국지'를 읽고 또 리뷰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고우영 삼국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왜냐면 자꾸 '비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년 읽던 <삼국지>와는 다르게 이책 저책을 비교하며 읽다보니 '견문'은 더욱더 넓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넓어진 견문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고우영 삼국지 3> 관점 포인트 : 3권의 줄거리를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요즘 이책 저책을 읽다보니 '줄거리'가 자꾸 엉키고 있다. 똑같은 '삼국지'를 읽고 있는데도 책마다 써내려가는 줄거리가 사뭇 다르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암튼 3권의 줄거리는 '7장 이각과 곽사', '8장 장비와 여포', '9장 조조와 과부', '10장 여포와 유비'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여포의 동탁 암살'부터 '조조의 서주대학살'까지다. 핵심포인트는 조조가 '헌제'를 볼모로 잡고 허창에 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눈여겨 봐야 하고, 그 와중에 여포가 몰락하고, 유비가 서주에 정착하기까지의 서사에 주목하면 된다. 이 부분은 일반적인 <삼국지>에서도 여러 군웅들이 중구난방으로 할거하는 대목으로 그리고 있다. 그 어떤 영웅도 확고한 세력을 다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서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각지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흥하는 영웅이 있는 반면, 일순간에 갖고 있던 영지를 빼앗기고 불귀의 객이 되어버리는 '난세'가 펼쳐지고 있던 셈이다.
그나마 조조에게 '헌제'가 제발로 찾아는 일이 발생하면서, 조조가 새롭게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된다. 반면에 유비는 아직도 변변한 영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가 조조의 서주대학살 이후 도겸의 영지였던 '서주'를 차지하면서 조조와 맞서 싸우는 형국을 보인다. 그 와중에 끈 떨어진 여포가 유비를 찾아오니 유비는 이를 기회로 삼아 조조와 맞서 싸울 카드로 '여포'를 활용할 생각에 미치게 된다. 허나 여포가 어디 쉬이 다룰 수 있는 카드던가. 정말 최강의 힘을 가진 카드였으나, 동시에 자기 자신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카드였던 것이다. 허나 천자까지 등에 업은 조조의 막강한 세력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병력조차 변변히 갖지 못한 유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유비는 여포를 정중히(?) 모시는 척하며 받아들인다.
그 와중에 조조는 완성에 남아 있는 '역적 잔당'을 헤치우려다 아리따운 과부와 운우지정을 나누다 골로 갈뻔 했다. 대신 조조를 지키던 호위무사 전위가 조조 대신 목숨을 잃는다. 한편, 유비는 천자의 명을 받들어 원술을 치러 원정을 가고, 그 빈틈을 노리고 여포는 장비가 지키고 있는 서주를 차지하는데, 그럼에도 유비는 여포를 포용하고 순순히 소패로 내려가 조조와의 대결을 도모한다. 그 덕분에 원술이 유비를 침략했을 때 여포가 나서서 도움을 주게 된다.
나가는 글 : 여기까지가 3권의 줄거리다. 그럼 <고우영 삼국지>만의 특색은 뭘까? 앞서도 말했지만, 에로틱한 해석과 서민적인 주인공의 대활약이다. 7장 이각과 곽사에서는 '예쁜 점쟁이'가 등장해서 둘 사이를 갈라놓고, 9장 조조와 과부에서는 '예쁜 과부'가 등장해서 조조를 망신살 뻗치게 만든다. 그것도 아주 에로틱하게 말이다. 이는 실상 '신문연재' 당시에 매출을 늘리려는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야한 것'만은 아니었다. 고우영 특유의 위트와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진짜 주인공 '장비'가 다시 활약을 했다. <고우영 삼국지>에서 유독 주목해야 할 등장인물이 있다면 단연 '장비'다. 독자들은 '장비'를 통해서 <고우영 삼국지>의 진짜 주제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영웅으로 불리는 조조와 유비를 통해서 찾을 수 없는 '서민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조조는 간웅이다. 실패를 해도 간사한 잔꾀를 내어서 성공 못지 않은 이득을 챙긴다. 그래서 우리는 조조를 통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는 비결'을 배울 수 있다. 유비는 어진 영웅이다. 비록 실패를 할지라도 비열하고 부도덕한 방법으로 만회하려 들지 않는다. 험한 세상을 살면서 이렇게 살면 늘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허나 이 방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는 느리지만 거대하고 당장은 손해를 보지만 멀게 보면 더 큰 이익을 노리는 대인배임을 알 수 있다. 허나 장비는 어떤가? 조조처럼 이득을 위해 비열한 행동을 할 줄 모른다. 그렇다고 유비처럼 대인배처럼 행동하며 거창한 꿈을 꾸지 못한다. 그저 '오늘'을 살 뿐이며 불행한 과거를 잊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소인배처럼 행동할 뿐이다. 대개는 이런 장비를 두고 순박하지만 어리석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고우영 삼국지>에서는 이런 순박하고 어리석은 주인공을 내세웠다. 왜일까?
우리네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중국 후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지만, 그 시절에도 못 먹고 못 살던 가난한 백성들이 있었다. 그들이 황건적이 되어 난을 일으켰다. 20세기 대한민국에도 못 먹고 못 살던 서민들이 있었다. 그들이 민주화운동의 주역이 되었다. 장비는 황건적을 토벌하였지만, 나쁜 짓을 하는 황건적만을 벌주었다. 또 장비는 관리들을 혼쭐내주었다. 이는 민주사회를 해하는 암적인 존재들을 혼쭐 내줄 인물로 장비를 꼽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