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이 있는 구석방
  • 삼국지톡 3
  • 무적핑크
  • 15,300원 (10%850)
  • 2021-08-25
  • : 686

<삼국지톡 3> 무적핑크 / 와이랩(YLAB) / 문학동네 (2021)

[My Review MMCCXIX / 문학동네 3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마흔여덟 번째 리뷰는 연의와 정사 사이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무적핑크 <삼국지톡 3>이다. 근데 책을 읽다보니 요상한 것을 발견했다. 무적핑크 작가의 책이 '웹툰'이나 '만화책'으로 분류되기보다는 '역사'로 분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역사만화' 내지 '교양툰'으로 분류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예 대놓고 '역사/중국고대사'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좀 의외였다. 그렇지만 실제로 읽다보면 수긍이 갈 법도 하다. 분명 '연의'를 중심으로 이야기 서사를 끌어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디테일은 '정사'에서 확연하게 끌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흡사 '역사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아닌 게 아니라 여느 <삼국지>도 다른 색다른 줄거리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톡 3> 관점 포인트 : <삼국지>의 화려한 오픈식이 '황건적의 난'이었다면, 그 후속작은 단연 '십상시의 난'일 것이다. 애초에 '황건적'이 들끓게 된 원인도 모두 '십상시'가 저지른 농단과 부정부패로 말미암았기에 당연한 수순이다. 헌데 대부분의 <삼국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그냥 휘리릭 스쳐지나가고 만다. 그나마 좀 디테일하게 펼쳐낸 책들에서 '하진 vs 십상시'를 조명하곤 하는데, 대부분 하진이 환관들의 계략에 홀랑 넘어가 모가지가 잘리고, 이에 분노한 하진의 부하들이 황궁에 불을 지르고 환관들을 몰살시키는 와중에 유변(소제)과 유협(훗날 헌제)이 난리를 피해 궁밖에서 헤매게 되고, 이를 우연히 발견한 동탁이 환궁을 한 뒤에 소제를 폐하고 헌제를 옹립하면서 동탁이 국정을 장악하게 되면서 전국의 영웅들이 '반동탁연합'을 하면서 한 판 대결을 하는 것으로 서술하곤 한다. 그런데 <삼국지톡>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다. 이는 <연의>뿐만 아니라 <정사>까지 참고를 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 덕분이긴 하지만,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정사'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번뜩이는 재치로 서사의 재미를 녹여 냈다. 그리고 그 서사에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을 집중조명하면서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이게 정말 압권이다!

특히, 원소의 욕망을 정말 잘 살려냈다. 기존의 <삼국지>에서 원소는 조조의 활약에 가려져서 들러리 서는 등 주요 등장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했다. 그러다가 '관도대전'에서 조조에게 허무하게 당하면서 사라져버리는 비운의 인물로 묘사될 뿐이었다. 그런데도 '원소의 가문'이 어마어마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입이 닳도록 많이 한다. 그래서 좀 의아했다. 원소의 가문이 원래 대단한 것은 잘 알겠는데, 그럼 원소는 왜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냔 말이다. 그런데 <삼국지톡>에서는 거의 주연급이다. 심지어 조조가 원소의 욕망을 이뤄줄 '행동대장'으로 등장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면서도 원소 특유의 '우유부단한 성격'을 아주 잘 살려냈다. 다시 말해, 원소가 가진 야망이 어마어마한데 비해서 '행동력'이나 계획의 '치밀함'은 형편없이 떨어져 보인다. 그런데도 주인공으로서의 '원소' 캐릭터는 정말 잘 살려냈다. 이제 다른 <삼국지>를 읽을 때에는 '원소'를 눈여겨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철철 넘쳤다.

한편, 조조는 대단히 '정의감에 불타는 애국 청년'으로 그려냈다. 요즘 '애국 청년'이라는 네이밍이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꺼져가는 후한의 불씨를 다시금 살려낼 '구국의 애국 청년'으로 조조를 정말 잘 묘사한 것이다. 하지만 관상쟁이가 한 조조의 점괘가 어떤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말이다. 후한의 치세에 조조가 등장했더라면, 부정하고 부패한 관료들을 처단하면서 어마무시한 '정의감'을 불태우며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나라의 홍복으로 아주 든든한 대들보로 활약했을 것이다. 허나 때는 '난세'였다. 황건적의 난과 십상시의 난을 연이어 온몸으로 겪으면서 알량한 '정의감'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진실만을 절감하고 만다. 그 덕분에 조조는 '능신'에서 '간웅'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이런 서사를 이번 편에서 아주 실감나게 잘 다뤘다. 정의의 사자가 되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희대의 폭군' 같은 동탁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조조는 탈바꿈을 완수하게 된다. 천하가 조조를 필요로 하지만, 조조는 천하를 제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 자신의 나름대로 '천하'를 쥐락펴락할 수 있게 바꾸겠다는 야심을 품게 된 것이다. 아직 '동탁 암살'을 시도할 정도의 충성심은 남아 있지만, 다들 알지 않은가. 그 충성심을 헌신짝처럼 훌훌 벗어던지고서 드러낸 '조조의 야심'을 말이다. 그런 조조의 진심이 변모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나가는 글 : 알고 보니, 애초에 '웹툰'에 연재된 내용과는 살짝 다르게 '단행본'으로 출간이 된 모양이다. 그런 점에서 무적핑크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출간된 '단행본'을 새로 기획한 뒤에 '재출간'을 해서 시리즈를 모으다가 '재출간'된 책을 새로 사야하는 헛발질을 하지 않게 해줬기 때문이다. 웹툰 원작은 '원작'대로 즐기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은 그 이후에 확실히 보충하여서 '단행본'을 출간해줬으니 시리즈가 완간이 되지 않더라도 '소장본'으로써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 틀림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시리즈'로 연재하다가 '표지갈이'만 해도 기분이 확 상해서 더는 구매를 하지 않는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인 탓도 있다. 기왕 출간하기 시작했다면 끝을 보는 무적핑크는 앞으로도 믿고 또 믿으려 한다. 다음 4권에서는 '반동탁연합'이 펼쳐질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