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타마 2 : 콜드스틸 원정대> 이우혁 / 비룡소 (2012)
[My Review MMCLXXII / 비룡소 8번째 리뷰] 월간 리뷰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을 2026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 리뷰가 월간지로써 첫 리뷰가 될텐데 모쪼록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애초에 '리뷰'의 뜻이 대강의 줄거리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풀어쓴 글이란 뜻이기에, 먼저 책의 내용을 한 눈에 알기 쉽게 추려서 쓰는 것에 충실할 것이다. 그렇지만 '줄거리'만 대충 추려 쓰면 '스포일러'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줄거리를 요약하되 '직접 책을 읽어 보고 싶은 리뷰'를 쓰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한편 '월간 리뷰잡지'를 표방한 김에 한 달 동안 '주제별'로 집중하는 리뷰를 쓸 작정이다. 이를 테면, [이달의 작가] 코너 같은 경우에는 '한 작가의 책들'을 연달아 읽고 집중적으로 쓸 것이다. 이 달에 '이우혁'을 읽었으면 대체로 '이우혁의 또 다른 작품'을 집중적으로 리뷰할 것이고, 못다한 작품은 '다음달'에 바통을 이어 받아 연재형식으로 꾸준히 이어 쓸 것이다. 이렇게 '첫 문단'에는 <잡지>를 읽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서 쓸 것이다. 편집자의 썰 이야기가 식상하다면, 첫 문단을 건너뛰고 책리뷰만 읽어도 좋겠다. 자, 이제 시작이다. 2026년 1월의 [이달의 작가 1 : 이우혁]이다. 작년과 재작년부터 쭉 리뷰했던 작가라서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양반이 쓴 책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앞으로 최대한 압축적으로 읽어서 끝내도록 하겠다. 얼마 안 남았다. <왜란종결자>, <치우천왕기>가 남았다. <뉴 퇴마록>(가제)이 나오기 전에 얼른 서두른다는 다짐도 해둔다.
<고타마 2>의 줄거리 : 1권에서 '고타마'의 도움을 받아 콜드스틸의 골렘 군단을 물리친 듀란 왕자는 악의 근원인 '크롬웰'을 물리치려 콜드스틸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콜드스틸까지 가는 길은 꽤나 험난했다. 크롬웰을 따르는 괴물 군단이 너무도 많았고, 심지어 듀란 왕자 일행을 감시하는 범위도 넓었고, 어째서인지 듀란 왕자에 대한 소문도 빠르게 읽어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듀란 왕자 일행은 최대한 몸을 숨기며, 감시의 손길이 닿지 않는 험난한 곳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보니 속도가 나질 않았다. 그러다 숲속에서 '거인 테트리아곤'을 만나 곤욕을 치르게 된다. 테트리아곤은 원래 착한 마음씨를 가진 거인이었으나 크롬웰의 무시무시한 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크롬웰을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숲속을 몰래 지나가는 듀란 왕자 일행을 상대로 '갓 구워낸 빵'을 달라는 짓꿎은 장난을 쳤지만 원래부터 착한 거인이었던 테트리아곤은 듀란 왕자 일행을 순순히 놔준다. 하지만 듀란 왕자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실수를 범하자 테트리아곤은 크롬웰을 돕고 있는 처지였기 때문에 듀란 왕자의 앞길을 막아서게 되는데, 숲속의 나무만큼이나 커다란 거인 테트리아곤의 맹공격을 막아내고 크롬웰이 있는 콜드스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고타마 2>의 관전 포인트 : 사실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의 줄거리와 청소년 독자들이 읽기에 딱 좋을 '성장 동화' 스타일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책내용은 그닥 특별할 것이 없다. 하지만 1권에서 밝혀졌던 '고타마의 힘'을 발휘하기 위한 제약 조건이 <고마타>를 읽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조건은 세 가지였다. 첫째,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힘만 원할 수 있다. 둘째, 스스로가 확실히 깨닫고 아는 힘만 원할 수 있다. 셋째, 이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강한 힘만 원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조건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고타마는 '상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첫 소원으로 '물리력'을 상상했다면, 첫째 조건에 의해 앞으로 '물리력'의 소원을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이렇게 '물리력', '마법력', '원소력' 등등 힘의 원천이랄 수 있는 상상을 했더라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힘'이 아니라면 둘째 조건에 의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불의 힘을 써서 몽땅 불태워버려!'라는 두루뭉술한 소원이 아닌 '화산이 폭발하듯 뜨거운 마그마를 뿜어내고, 대지에는 용암이 흘러넘쳐서 모두를 불태워버려!'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상상이어야 하고, 실제로 '화산폭발'을 머릿속에 정확하게 그리듯 알고 있어야 소원이 발휘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소원은 곧 바닥이 나버리게 된다. 왜냐면 셋째 조건이 이전에 사용한 힘보다 강한 힘이란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원소력'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서 '또 다른 원소력'을 계속 써서 소원을 빈다고 했을때, 처음에 불을 이용했다면, 다음 상상은 '불'보다 강한 '물의 힘'을 사용하고, 그 다음엔 '물'보다 강한 '흙의 힘'을, 그 다음엔 '흙'보다 강한 '나무의 힘'을, 그 다음엔 '나무'보다 강한 '쇠의 힘'을, 그 다음엔 '쇠'보다 강한 '불의 힘'을 사용하는 식이 될텐데, 이렇게 되면 다시 '원점'을 되돌아와서 '이전보다 더 강한 힘'을 써야 한다는 조건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이전보다 더 쎈 힘이라고 우기기라도 하게 되면, 다시 '확실히 깨달은 아는 힘'이라는 둘째 조건에 위배되기 때문에 점점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식이면 소원은 얼마 빌지도 못하고 '고타마의 힘'을 소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듀란이 떠올린 방법은 '원한'이나 '슬픔', '우정', '사랑'과 같은 감정적인 힘을 떠올렸다. 물론 고타마는 이런 힘에도 기꺼이 힘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의 힘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셋째 조건'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그렇다고 '이 감정보다 저 감정이 훨씬 더 쎄다'고 마냥 우길 수 있을까? 이런 딜레마에 빠진 듀란 왕자의 심리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관전 포인트가 이 정도로 그친다면 이우혁 작가답지 못한 일일 것이다. 이우혁 작가의 큰 특징은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지닌 힘이 너무 강해서 공포스러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로 듀란 왕자 일행을 숲속에서 막아선 '거인 테트리아곤'만 해도 숲속의 커다란 나무를 이쑤시개 뽑듯 가볍게 던져버리는 엄청난 덩치를 자랑한다. 헌데 착한 거인이 나쁜 마음을 품게 된 까닭이 최종보스인 '크롬웰'이 더 강하기 때문일텐데, 크롬웰의 수하로 등장하는 '크락수스'라는 드래곤은 엘란 왕국과 나이엘 왕국을 사뿐히 내려 앉는 것만으로도 멸망시킬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책속의 묘사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크락수스가 듀란 왕자 일행 앞에 모습을 나타내자 갑자기 밤이 찾아온 듯 하늘이 깜깜해졌고, 맹렬한 돌풍이 불어온 까닭은 크락수스가 착륙을 하기 위해 날개짓을 했기 때문이고, 크락수스가 날개를 접고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서자 커다란 산골짜기 4개가 만들어진 듯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산골짜기는 크락수스의 발톱일 뿐이었다고 한다. 두 날개를 펴면 하늘을 덮고 발톱 하나가 커다란 산등성이처럼 보일 정도이니 얼마나 커다란 존재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그런 '크락수스'를 강아지 부리듯 데리고 노는 '크롬웰'은 또 얼마나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과연 이런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적을 듀란 왕자는 물리칠 수 있을까?
<고타마 2>의 주제 : 하지만 이 책의 주제는 단언컨대,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위대한 힘이라면 '사랑의 힘' 말고는 떠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의 힘이 과연 선하고 좋은 결과만을 가져올까?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엄청난 잘못을 너무도 많이 보고 경험했을 것이다.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도 많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시작은 '사랑'인 것만은 틀림 없다. 그런 잘못 가운데 가장 큰 잘못은 '이기적인 사랑'일 것이다. 자기 자신만 충족시키는 사랑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삼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희생'조차 숭고한 사랑의 한 모습일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들끼리'만 해당되는 일이고, 제삼자의 관점에서 볼 때에 그건 '사랑'이라고 할 수도,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 듀란 왕자가 발휘해낼 '궁극의 힘'이자 마지막 '고타마의 힘'은 무엇일까? 그걸 이해하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일테다.
에피소드 : 천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퇴마록> 작가 이우혁의 '판타지 소설'이자 '성장 소설'이기에 재미는 보장한다. 하지만 어린이가 읽기에는 너무 난해한 줄거리가 아닐까 싶다. 이우혁 작가는 '청소년 소설'이라고해서 '성인 독자'가 읽으면 안 된다는 말은 있을 수 없기에 <고타마>를 그렇게 썼노라고 해명(?)했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살짝 난해한 판타지 소설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차라리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나 J. K. 롤링의 <해리포터>처럼 장편소설로 썼으면 덜 난해했을 것 같다. 2권의 짧은(?) 분량으로 장대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줄거리를 압축하다보니 '내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이야기가 난해해진 것은 아닐지 의심해본다. 차라리 본인이 쓴 <퇴마록>의 절반 만큼만 이야기를 전개시켰더라도 어린이 독자들은 충분히 읽었을 텐데 말이다. 애초에 기획 단계에서 '청소년 소설'로 한정해놓고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가 아니었겠느냐는 추론적 의심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