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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권으로 뚝딱 누구나 쉽게 읽는 역사이야기
  • 권혁운
  • 16,020원 (10%890)
  • 2024-07-31
  • : 98

 <한 권으로 뚝딱 누구나 쉽게 읽는 우리 역사이야기 : 선생님이 쓴 누구나 쉽게 배우는 우리 역사와 문화>  권혁운 / 가온누리 (2024)

[My Review MMLXXIV / 가온누리 1번째 리뷰] 이 책의 글쓴이는 '지적장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한다. 이른바 특수학교에서 장애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셈인데, 일반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학습이 느리고 힘겨워 하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일은 얼마나 더 힘든 일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나도 논술수업을 진행하면서 종종 '역사책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사의 개념은커녕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시켜주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역사수업'은 그저 외우기만 잘 하면 되는 '암기과목'이라고 여기기 십상이라,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이 단순 암기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접하게 되면,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구한 전통을 어찌 다 외울 수 있겠냐고 반문도 하지만, 그걸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힘든 일을 하시는구나 하고 거듭 존경스러워 할 따름이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의 역사는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고대 4대문명이라고 일컫는 메소포타미아 문명도 고작 4000년 전에 불과하고, 이집트 문명은 3500년 전, 인더스와 황허 문명은 고작해야 2500년 전 문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데도 역사 시대별 구분은 고작해야 7개 밖에 되지 않는다. 고조선으로 시작하여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이다. '만세일계'를 자랑하는 일본은 섬나라여서 특수한 경우라고 치고, 가까운 중국조차 왕조국가만 27개인데 말이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한국 역사의 자긍심'을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서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수난의 역사'만을 강조하곤 한다. 외부의 침략도 많았지만, 내부의 혼란도 참으로 많아서 백성들이 참 살기 힘들었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사실 '천년 왕국'으로 널리 알려진 통일신라만 해도 '나당전쟁(670~676)' 이후 후삼국으로 갈라지기 전(9세기 말)까지 200년 간의 평화가 이어졌다. 별다른 외세의 침략이 없었고, 내부의 혼란이 가중되며 '왕위 쟁탈전'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런 혼란은 세계 어느 왕조시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었기 때문에 커다란 수난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니 이런 시기를 '평화롭다'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고려시대에도 거란의 침략(11세기)과 몽골의 침략(13세기) 사이 200여 년간의 평화가 있었고, 조선이 건국(1392년)된 뒤부터 '임진왜란(1592년)'이 발발하기까지도 역시 200년 간의 평화가 이어졌다. 또한 '병자호란(1637년)' 이후부터 '경술국치(1910년)'까지도 200여 년간의 평화가 이어졌다. 한 번 왕조가 들어서면 기본적으로 5~600년 정도는 유지한 것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가까운 중국만 해도 200년도 채우지 못하고 망해버린 왕조가 얼마나 많으냔 말이다. 그러니 '한국의 역사'를 마냥 '수난의 역사'라고만 퉁치고 넘길 것이 아니라, 그렇게 오랫동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그 평화로운 기간 동안에 이룬 '역사적 업적'에 대한 평가도 우리가 새롭게 조명해야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은 'K-컬처(한류열풍)'로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음식이나 상품, 문화는 말할 것도 없이 '그 어떤 것'이라도 그 앞에 'K-'만 붙이면 아주 좋은 것으로 인식될 정도를 넘어서 '고급'이라는 인상마저 심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좋았던 것을 우리는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얼떨떨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면 '과거'에도 분명 그런 '멋진 역사'를 가졌던 때가 있었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옛날 '왜나라'는 백제를 스승으로 모시고, 백제의 모든 것을 숭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 인해 '한반도'에서 왜로 넘어간 사람들을 '도래인'이라 부르며 환대를 하던 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말이다. 더구나 통일신라의 '울산항'에는 아라비아(인도 등지) 상인이 직접 찾아와서 무역을 하러 왔고, 실크로드의 '종착지'는 황금의 나라 신라였다는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고려의 제일 무역항 '벽란도'는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널리 알려져서 '코리아'라는 이름도 그 당시에 널리 알려진 것이 아니었냐 말이다. 이쯤 되면 우리 역사에서도 자랑할 것 투성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는 사실도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한민족'은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이겨냈으며, 나라가 망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되살려서, 결코 다른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고유의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해내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자랑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전세계 어디에도 이토록 오랫동안 '고유한 문화'를 지켜내고 계승하고 발전시켜서 널리 알려진 역사가 정말 드물기 때문이다. 서양의 그리스로마 문화, 동양의 중국 문화를 빼고는 '한국의 문화'가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일본처럼 '섬나라'가 아니라 '반도'의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지도 않았고, 정말 많은 나라와 인접하면서 침략도 당하고, 교류도 정말 빈번했는데도, '한국의 문화'는 고유한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도리어 외국인조차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한국인'이 되길 원했다는 사실이다. 이건 정말이지 놀라운 사실이다. 오늘날의 'K-컬쳐'가 괜히 붐을 일으킬 정도의 매력을 뿜뿜하고 있는 것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낭설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런 '위대한 역사'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수난의 역사'라고 자조적인 자세를 취했던 까닭은 지난 100여 년간 참으로 끔찍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경제위기 등등 말이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그걸 다 이겨내고 오늘날의 영광을 맞이했다. 그리고 한국인은 그걸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왜냐면 '한국의 역사'가 그 증거이기 때문이다. 숱한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 위기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똘똘 뭉쳤고, 결국엔 극복을 해낸 뒤에 전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로 화려하고 강력한 '문화의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자, 서론이 길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뚝딱 누구나 쉽게 읽는 역사이야기>는 이런 '문화의 힘'을 지니고 있는 우리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책이다.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집필한 역사책이기에 어렵지 않게 핵심만 쏙쏙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기도 하다. 물론 초등학생들이 '처음으로 읽는 역사책'으로 삼기에도 딱 좋다. 자녀에게 '한국사'를 직접 가르치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각 챕터마다 '우리 역사'를 잘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생생한 역사체험'을 경험시켜주고 싶다면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끝으로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역사를 '암기'하는 것에 집중하는데 그치지 말고, 자랑스럽고 위대한 우리 역사를 가르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가르치길 바란다. 한국사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런 역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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