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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일로 : 플러드
  • 윌리엄 C. 디츠
  • 14,220원 (10%790)
  • 2015-07-17
  • : 189

<헤일로 : 플러드>  윌리엄 C. 디츠 / 정호운 / 제우미디어 (2015) [원제: Halo : The Flood]

[My Review MMXLIV / 제우미디어 2번째 리뷰] 새로운 SF소설을 읽을 때마다 버거운 것은 '방대한 세계관'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이다. 일단 이것이 완수 되고 난 뒤에는 그저 즐기면 될 뿐이다. 더구나 '광활한 우주'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SF소설이라면 이 과정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렇지만 '게임'이나 '만화'로 이미지메이킹이 된 작품인 경우에는 그 과정이 좀 수월한 편이다. '플레이'를 한 경험을 토대로 세계관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만화'로 먼저 입력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비록 삽화 하나 없이 '텍스트'에 기반한 SF소설이라 할지라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경우엔 <헤일로>라는 게임을 해보지 못했다. '최초의 콘솔 FPS(1인칭 슈팅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데, 그 경험이 전무하다. 그래서 나는 <헤일로>라는 제목이 주는 '이미지메이킹'에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다만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시청했었다. 초반 스토리는 그저 그랬는데 중요 인물로 '한국말'을 하는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흥미가 생겼고, 중반을 넘기니 나름 볼만 했다. 그래서 소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무작정 구매를 하긴 했는데, '판권 소멸'로 인해서 더는 유통 계획이 없는 도서가 되어 버려서 해당 도서를 모두 구매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판매했던 책이 <헤일로 : 플러드>, <헤일로 : 선제공격 작전>, <헤일로 : 사일런티움> 이렇게 세 권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시리즈의 순서를 전혀 몰랐던 탓에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순서'를 알게 된 시리즈는 <헤일로 : 리치 행성의 함락>이 1권이고, <헤일로 : 플러드>가 2권, 그리고 <헤일로 : 선제공격 작전>이 3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구매에 성공한 <헤일로 : 사일런티움>은 별도의 '선조 3부작'의 마지막 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더 알아봐야겠다. 암튼, 읽는 순서는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일단 '시리즈의 순서'를 알게 되었으니, 나름의 세계관을 확립하면서 차근차근 읽어야 할 것이다. 판권 소멸로 인해서 책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다 읽을 수 있을지도 장담은 못하겠지만 말이다.

일단, <헤일로 : 플러드>를 읽었다. 첫 소감은 <스타크래프트>를 읽는 느낌이었다. <드라마 헤일로>를 시청할 때도 살짝 그런 느낌이 있긴 했지만, 소설로 읽으니 더욱 그런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사실 '소설'과 '드라마'의 내용이 서로 딴판이라고 '저자(그렉 베어)'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드라마'에서는 헤일로가 잠깐 등장하는데 반해서, '소설'에서는 아예 그냥 '헤일로'에서 인간과 코버넌트, 그리고 플러드가 치열하게 살육전을 벌이고 있었다. 앞으로 '드라마 헤일로 시즌3'가 나오게 된다면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등장인물도 사뭇 다르고, 드라마에선 '한국계 인간종족'이 등장하는데, 소설에선 '일본계 인간종족'이 등장하는 차이점도 있었다. 어쨌든 소설을 읽고 있으니 소설이야기만 주로 한다면, <스타크래프트> 느낌이 물씬 났다.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3종족이 서로 각축전을 벌인다. 서기 3000년이 넘은 지구에서 '범죄자'들을 우주선에 실어 저 먼 우주 낯선 행성을 향해 보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범죄자 집단이라 하더라도 일단 '한 배를 탄 운명'이 되고 나니, 일종의 '개척자'의 위치가 되어 인간이 살만한 행성에 자리 잡고 터전을 일구게 된다. 이들을 '테란'이라 부른다. 그렇게 테란은 개척을 위해 이곳 저곳을 탐색하다가 마주친 '외계종족'이 바로 '저그'다. 저그는 괴상망측하게 생긴 생물체로 다른 생명체를 '감염'시킨 뒤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저그종족화에 성공하면 '대군주(오버로드)'의 일원화된 명령체계에 따르는 독특한 생명체다. 이렇게 테란과 저그의 만남으로 싸움이 시작되지만, 처음엔 테란이 우월한(?) 테세로 온순한(?) 저그 종족을 생포해서 연구를 시작한다. 물론 '저글링'만 보더라도 아주 무시무시한 살육본능을 숨기지 않기에 '극비'리에 연구를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연구소에 있던 사람들이 저그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 '숙주'가 된 인간들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부터 테란과 저그는 만나자마자 죽고 죽이는 살육전을 벌이게 되는데, 저그의 대군주가 '테란의 존재'를 알게 되고 테란을 감염시켜서 '새로운 저그종족'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서 서서히 접근하게 된다.

사실, 저그종족은 온순한 생명체였다. 이들을 창조한 존재는 따로 있었는데 '과학기술'이 너무 발달한 고도문명의 결정체, '프로토스'종족이었다. 이 프로토스종족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고서 관찰을 하였는데, 그 생명체가 바로 '저그'종족이었다. 그런데 저그종족의 대군주가 어느날 '프로토스의 존재'를 간파한 것이다. 애초에 저그종족에는 '날짐승'이 없었다. 대군주가 허공에 둥둥 떠다닐 수는 있었지만, 그런 정도로는 행성 바깥으로 진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 좋게 저그종족이 살던 행성에 '날짐승'을 감염시키게 되었고, 여러 돌연변이를 시도한 대군주는 드디어 행성 바깥으로, 다시 말해 '우주공간'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저그종족으로 변이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창공을 날아다니다 자신들을 감시하는 존재, 즉 '프로토스'를 감염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프로토스'종족의 고도문명을 흡수한 저그의 대군주는 '또 다른 생명체'를 감염시켜 돌연변이를 만들 계획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서 만나게 된 종족이 바로 '테란'인 것이다.

한편, 프로토스는 저그 때문에 골머리를 썩게 된다. 분명 자신들보다 '하위종족'에 불과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통제불능'이 되어 버린 저그를 감당하지 못하고, 저그와 전면전을 벌이게 된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서 프로토스의 '고향별'까지 저그에게 빼앗기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를 막기 위해서 새롭게 등장한 '테란종족'과 힘을 합해서 저그를 저지하려 들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 '온건파'와 '강경파'의 갈등으로 인해서 테란과 프로토스도 갈등과 평화를 오고 가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그럼에도 프로토스는 테란과 손을 잡고 저그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는데 성공한다. 이에 저그의 대군주는 '테란'과 돌연변이를 통해서 '새로운 군주(퀸)'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데, 여기에 협력하는 테란의 미치광이 권력집단에 의해 '고스트대원(클로킹 저격병)' 한 명이 저그에게 사로잡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게 계획된 '감염'으로 인해 테란의 정예 고스트대원을 잃게 되고, 저그종족으로서는 자신들의 새로운 군주 '퀸'을 얻게 된다. 이런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서 테란은 '지구'로부터 원군을 요청하게 되고, 새로 들이닥친 테란군과 기존의 테란군 사이에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서 힘겨운 싸움속에 프로토스와 저그의 총공세를 맞이하게 되는 우주 대서사시가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이런 익숙한 '세계관'에 새로 읽는 <헤일로>라는 세계관을 '일대일 대응'을 하면서 차근차근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했다. 먼저 이 책의 '전편'에 해당하는 <헤일로 : 리치 행성의 함락>에서는 '인간 vs 코너번트'의 결전이 펼쳐졌던 모양이다. 코버넌트의 외형은 거의 '프로토스'의 질럿(광전사)과 아콘(집정관)을 빼다 박았다. 이에 맞서는 인간은 전형적인 '해병대'의 모습이지만, 일반 병사들로는 코버넌트의 강력한 무기와 화력 앞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쓸려나갈 정도다. 그렇지만 인간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특수한 전투병사를 새로 만드는데, 이를 '스파르탄'이라 부른다. 스파르탄은 고도의 군사훈련을 받고 감정도 지워버리고(마인드컨트롤) '강화 갑옷(묠니르 전투복)'을 입고서 엄청난 전투력을 선보이는데, '스파르탄'이 등장하면 코버넌트의 엘리트 전사들조차 그냥 썰려나가는 정도가 된다. 이런 '스파르탄' 병사를 이끄는 '마스터 치프(상등 상사)'가 있는데, 그가 바로 '스파르탄 117 마스터 치프'인 존이다. 다른 스파르탄 대원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갖췄고, 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전적 때문에 '마스터 치프'의 등장만으로도 전세는 뒤바뀌고, 패색이 짙었던 전장에서도 '스파르탄 대원'이 등장하면 아군의 사기가 치솟아올라 결국 승리를 해내는 일을 수없이 되풀이 하게 되자, '스파르탄'의 명성은 엄청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스파르탄'에게도 어두운 음모가 있었고, 그렇게나 뛰어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 인간이 겪었다기에 너무도 끔찍한 '훈련과정'이 밝혀지면서 스파르탄 대원의 존속마저 위태롭게 되고 말았다. 1권에서 그 비밀이 밝혀졌을 텐데, 스파르탄 대원으로 인정받는 그 '훈련과정'이 사실은 헬시 박사라고 하는 연구원의 개인적인 야욕을 채우기 위한 범죄(뛰어난 자질을 갖춘 소년소녀 납치했다가 부모에게는 '(오래 살지 못하는) 시한부 복제인간'을 귀가시켰다)를 저지른 뒤에, 졸지에 부모를 잃어버린 어린 아이들의 '엄마 역할'을 하면서 비인간적인 고도의 훈련을 시키고, 통과하지 못하면 그냥 죽게 내다버리는 비열한 방식으로 길러낸 '사병집단'으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파르탄 대원'은 헬시 박사의 명령에 무조건 순종하게 만드는 '칩'을 뇌에 이식했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렇게 비인간적인 능력을 가진 '스파르탄'을 말살하고, 폐기하려던 찰나에 코버넌트의 대대적인 침공을 받고서 마지막 거점 행성인 '리치 행성'까지 코버넌트 종족에게 내어주고 '필라 오브 어텀'이라는 함선에 남은 생존자를 태우고 '헤일로'라는 고리형 행성으로 향했던 것이다.

암튼, '스파르탄'에 대한 이미지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속의 마린(해병대)이 공방 풀업을 한 뒤, '스팀팩(아드레날린주사)'을 맞고서 돌격하는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그리고 '에너지 방패'와 '방어막'을 겹겹이 둘러싼 질럿(광전사)과 드래군이 쏘는 광자펄스탄을 난사하는 전장터가 펼쳐지는 접전이 연상될 정도였다. 이렇게 '테란 vs 프로토스'의 대결양상이 펼쳐지던 것이 1권의 내용이었다면, 2권인 <헤일로 : 플러드>에서는 드디어 '저그종족'에 해당하는 감염기생체 '플러드'가 등장하게 된다. 다름 아닌 '헤일로' 속에서 오래 전 선조가 섬멸하고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플러드'가 뛰쳐나오면서 코버넌트와 인간을 가리지 않고 '감염'시키며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그렇게 변이를 마친 '플러드' 들이 되려 코버넌트 전사들과 인간 병사들을 향해서 공격을 해온 것이다. 선조들이 남겼다는 '고대병기' 헤일로를 손에 넣고 서로 상대편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 꿈에 부풀었는데, 그 '고대무기'속에서 난데없이 '플러드'가 등장해서 되려 자신들이 전멸될 위기에 처했으니 얼마나 당황했겠느냔 말이다. 더구나 '플러드의 위력'은 너무 막강했다. 선조들이 괜히 '헤일로'를 가동시켜 플러드를 섬멸하는 방법을 쓴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코버넌트와 인간도 선조들과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인가? 그렇지 않고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헤일로 : 선제공격 작전>에서 그 방법이 공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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