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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누나는 연애중
  • 마스다 미리
  • 10,800원 (10%600)
  • 2019-08-21
  • : 282

[My Review MCMXXXV / 이봄 3번째 리뷰] <내 누나>(2014), <내 누나 속편>(2017)에 이은 세 번째 '단행본'이다. 일본의 패션 잡지 '앙앙(an an)'에 연재한 만화를 모아서 펴낸 책인듯 싶은데, 다 읽으니 그저 그랬다. 처음으로 읽었던 <내 누나>는 너무 좋았다. 누나가 남동생에게 인생선배로서 코칭을 해주는 컨셉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더불어서 남자는 잘 모르는 '여자의 속마음'을 남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주는 점에 배울 점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리 세 편을 다 읽기는 했는데, 굳이 3권이나 읽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같은 레퍼토리'를 무한 반복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여성패션 잡지 성격상 '여성의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내용이 인기 있을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남성독자'인 나에겐 '그래서,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점으로 결말을 내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30대 커리어우먼인 '지하루'가 말하는 내용은 늘 '여성이 바라고 바라는 남자'가 대화의 1순위였다. 그래서 '어제'의 데이트 상대가 어쨌고, '오늘'의 데이트 상대는 어땠으며, '내일'의 데이트 상대는 저랬으면 참 좋겠다는 것이 대화의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지하루가 늘 내뱉는 말은 "살 빼고 싶다"는 말이다. 근데 남동생이 누나에게 "늘 같은 말 뿐이다"라고 핀잔이라도 줄라치면 누나는 "오늘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네. 여자의 말에는 '같은 말'이 없어. 비록 '같은 말'처럼 들리더라도 '상황'이 달라지면 말뜻도 달라지는 거야. 여자의 '본마음'을 캐치하지 않으면 인기남이 되기 힘들어. 여자가 '듣고 싶은 말'을 할 줄 아는 남자가 되어야 해"라고 말할 뿐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왜 상황이 달라졌는데, '같은 말'을 하는 걸까요? 같은 말을 했으면 '뜻'도 같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여자들은 그 말의 본래 뜻을 잘 이해하는데, 왜 남자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쓰는 걸까요?

처음엔 이런 '차이점'이 신선했고 '여자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탐독하려고도 했으나, 그 열기는 금방 시들해지고 말았다. 지하루가 바라는 것이, 다시 말해, 30대 여성이 '사회생활'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그저 그런 '속물근성(?)'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30대 남성이 바라는 '속물근성'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대의 도시남녀들은 서로가 바라는 '속물'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그 수준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여자의 속마음'을 굳이 알아챌 필요도 없게 되었다. 그저 저들의 '개인적 취향'에 걸맞는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는 것이 전부인 '만화'가 되고 말았다. 이걸 굳이 3권이나 읽고서 깨달을 필요가 없는 셈이었다.

마스다 미리의 인기비결은 그럼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물론 그 인기가 '현재진행형'은 아니지만, 한시절을 풍미했던 인기작가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 보이진 않았다. 그저 '유머스러움'이라는 것이 유일한 비결처럼 보였다. 그마저 '철지난 유머'여서 그리 신명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닌 듯 싶었다. 다른 팬들도 <내 누나> 시리즈에서는 크게 실망하고, <수짱> 시리즈에서 받았던 감명을 이어가지 못한 작품이라고 평가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수짱>에서는 그 인기비결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을까? 다음 책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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