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 속에서 딴짓
  • 소년
  • 가와바타 야스나리
  • 15,120원 (10%840)
  • 2025-02-26
  • : 2,241


☆출판사지원도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은 한 소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한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지만, 이 소설의 진짜 가치는 금기를 넘어선 용기보다 고독한 인간이 타인을 통해 구원받는 순간을 얼마나 섬세하게 포착했는가에 있다.


가와바타는 천애 고아로 자란 자신의 결핍을 숨기지 않는다. 세이노를 향한 감정은 단순한 우정도, 쉽게 규정할 수 있는 사랑도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가장 부끄럽고 연약한 모습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여 준 존재를 향한 절박한 애착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 준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세이노는 사랑의 대상인 동시에 상처 입은 소년을 지탱해 준 안식처이며, 가와바타가 평생 잊지 못한 마음의 고향이다.


가족들의 무덤 한가운데서 요절을 걱정하고 독서로 도피했던 고독한 중학생의 일기와 편지, 회상을 교차시키며 사춘기의 혼란과 욕망, 죄책감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그 솔직함 덕분에 《소년》은 소설이라기보다 한 인간의 가장 순수했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록처럼 읽힌다. 훗날 《설국》과 《이즈의 무희》에서 꽃피울 가와바타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 역시 이미 이 작품 곳곳에서 싹트고 있음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다.


《소년》은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보다, 사랑받았던 기억이 한 사람의 생을 얼마나 오래 지탱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70년 넘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서도, 지금 이 시대에야말로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마음은 시대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그래서 가와바타의 고백은 특정한 사랑의 이야기를 넘어, 누구나 한 번쯤 품었던 외로움과 구원의 기억을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소년 #가와바타야스나리 #북다 #일파만파독서모임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