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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딴짓
  • 고스팅
  • 도미닉 페트먼
  • 15,120원 (10%840)
  • 2026-06-12
  • : 3,590


☆출판사지원도서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지만, 가장 큰 상처 역시 사람에게서 받는다. 인간관계가 삶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생각하다. 갈등은 견딜 수 있어도 이유를 모르는 침묵은 견디기 어렵다.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사람 앞에서 우리는 끝없이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도미닉 페트먼의 『고스팅』은 바로 그 설명할 수 없는 부재의 고통을 철학과 문학, 사회학을 통해 들여다보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고스팅을 '잠수 이별'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상징적 자살'이라고 표현한다. 육체는 살아 있지만 관계 속에서는 완전히 사라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고스팅을 당한 사람은 상대를 잃은 것이 아니라, 이유를 영원히 알 수 없는 채 질문만 남겨진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라는 질문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고스팅을 개인의 무례함으로만 보지 않고, 신자유주의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하면서 사람을 쉽게 연결하지만, 더 쉽게 끊어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관계는 점점 소비재처럼 변하고, 부담이 되면 설명보다 차단이 더 간편한 선택이 된다. 그 결과 우리는 서로를 떠나보내는 기술은 익숙해졌지만, 떠남을 감당하는 방법은 잃어버렸다.


이 책은 연인과 친구 사이, 직장에서의 무응답, 플랫폼의 자동화된 응대,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까지도 '사회적 고스팅'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문득 현대인은 사람에게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도 쉽게 잊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는 메시지처럼, 우리의 목소리도 수많은 시스템 속에서 묻혀버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인간관계가 가장 큰 스트레스인 이유는 관계 자체보다 예측할 수 없음에 있다. 상대의 마음은 보이지 않고, 설명 없는 침묵은 어떤 말보다 큰 상처가 된다. 우리는 정말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 속에서 점점 더 유령처럼 서로를 스쳐 지나가고 있는 것일까.


관계를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내는 시대일수록, 마지막 인사 한마디와 설명하려는 노력은 생각보다 훨씬 큰 책임이자 배려라는 사실을 조용하게 일깨워준다.


#고스팅 #도미닉페트먼 #동녘 #일파만파독서모임 #ghosting #최리외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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