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지원도서
책을 읽는 내내 창가에 앉아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는 기분이 들었다. 벚꽃이 흩날리던 봄날, 바람이 불던 숲길, 파도 소리가 들리던 바다, 그리고 누군가를 떠나보낸 뒤 한동안 멈춰 있던 시간들까지. 작가는 지나간 계절 속에 남겨진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펼쳐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작은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좋았다. 개망초, 뻐꾸기 울음소리, 간간이 스치는 바람, 이름 모를 들꽃.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아간다. 늘 곁에 있다고 생각해 충분히 바라보지 않았던 풍경들 말이다. 책 속의 현호색 이야기를 읽으며 나 역시 어느 봄날 산길에서 마주쳤던 보랏빛 꽃들을 떠올렸다. 그때는 너무 흔하다고 생각해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장면이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리는 기쁨과 아픔을 번갈아 품으며 계절을 건너고,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밖으로 나가 여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고, 길가에 핀 꽃들의 이름을 알고 싶고, 바람 냄새를 맡고 싶어졌다. 《계절의 이유》는 잊고 지내던 감각들을 다시 깨워주는 책인 것 같다.
마음이 조금 지쳤을 때, 지나간 시간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질 때, 혹은 이유 없이 울컥해지는 날 읽어보길 권한다. 잊어야 한다는 말 대신 "함께 지나가자"라고, 계절이 우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절과 함께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읽는 동안 창밖의 나무를 몇 번이나 바라보게 만드는 책.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오늘의 계절을 조금 더 사랑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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