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지원도서
처음엔 그냥 웃겼어요.
아니, 제목이 너무 과하잖아요. 바퀴벌레라니.
굳이 그렇게까지 불편한 걸 끌어와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읽다 보니까, 묘하게 마음이 걸리더라고요.
소년이 식탁 위 바퀴벌레를 보고 비명을 지르는 장면,
그게 너무 익숙해서요.
저도 늘 비슷했거든요.
어떤 상황을 만나면 바로 싫어하고, 무서워하고, 피하려고 했으니까요.
근데 소년이 갑자기 멈춰요.
그리고 묻죠.
“나는 왜 이걸 싫어하지?”
그 질문 하나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제가 무서워했던 것들도 다 비슷하더라고요.
사람들의 시선, 미래에 대한 걱정,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다 너무 당연하게 ‘힘든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정말 그 자체가 힘든 걸까,
아니면 그렇게 해석해온 걸까 싶어졌어요.
소년은 도망치지 않고 바퀴벌레를 바라봐요.
천천히, 아주 가까이서.
그 순간 깨닫죠.
자기가 무서워했던 건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라고 믿어온 어떤 것’이었다는 걸요.
그 장면에서 좀 멈췄어요.
아, 나도 그렇구나.
나는 실제보다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서 더 많이 불안해하고 있었구나.
이 책이 좋았던 건
억지로 긍정하라고 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괜찮아질 거라고도 안 하고요.
대신 그냥 이렇게 말하는 느낌이에요.
“조금만 다르게 보면 어때?”
그 말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어요.
읽고 나서 갑자기 불안이 사라지진 않았어요.
그건 솔직히 아니에요.
근데 이상하게,
불안을 마주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엔 피하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요.
“이거, 진짜야?
아니면 내가 그렇게 믿고 있는 걸까?”
그 질문 하나가 생긴 것만으로도
꽤 괜찮아졌다고 느껴요.
그래서 이 책은,
불안을 없애주는 책이라기보다
불안을 조금 덜 무섭게 만들어주는 책이에요.
혹시 요즘 마음이 자주 흔들린다면,
너무 애쓰지 말고
이 이야기 한번 같이 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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