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길
책그늘 2026/02/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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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의 길
- 김철순
- 15,120원 (10%↓
840) - 2025-12-08
: 1,530
☆출판사지원도서
‘사과 껍질’이라는 아주 사소한 장면에서 출발해, 한 생의 시간을 한 바퀴 돌아 나오게 만든다. 엄마가 사과를 깎으며 만든 동그란 길. 그 길을 따라 들어가면 연분홍 사과꽃이 피고, 꽃이 지고, 작은 아기 사과가 열리고, 해님과 비가 번갈아 다녀가고, 큰 바람이 흔들고 지나간다. 그 모든 시간이 ‘동그란 길’ 안에 들어 있다.
아기 사과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 살금살금 내려오는 비의 표정, 해님의 따뜻한 품. 의인화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아이의 시선에 꼭 맞게 표현되어 있다. 색감은 대체로 밝고 말랑하다. 연분홍, 연초록, 붉은 빛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성장’의 온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길이 ‘툭’ 끊어지고, 아이는 얼른 뛰어내린다. 이 장면이 이 그림책을 단순한 귀여움에서 한 단계 끌어올린다.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사과는 이제 ‘이야기 속 열매’가 아니라, 엄마가 깎아 준 ‘달고 맛있는 사과’가 된다.
우리가 한 바퀴 돌아온 세계가 결국 식탁 위에 놓여 있고, 자연의 시간과 엄마의 손길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따뜻한 이 책은 아이에게는 놀이 같은 상상 여행이고, 어른에게는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은 명상 같다.
동그란 길은 끊어졌지만, 그 길을 따라 경험한 계절은 마음 안에 남는다. 귀엽고, 부드럽고, 그러나 생각보다 깊다. 사과 하나를 다 먹고 나면 괜히 한 번 더 껍질을 길게 이어 깎아보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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