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지원도서
‘모르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아주 조용하게 들려준다.
숲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믿었던 뮈리엘의 일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의 등장으로 미세하게 흔들린다. 처음엔 잎사귀 아래의 작은 낯섦이었지만, 다음 날엔 분명히 커져 있었다. 일상의 익숙함이 무너질 때 인간이 보이는 태도를 담담히 따라간다.
'모름'이라는 그것이 집 안 가득 번졌을 때조차, 이야기는 설명하거나 이름 붙이려 들지 않는다. 대신 뮈리엘을 숲의 가장 낮은 곳, 땅굴의 입구로 이끈다. 자신이 모든 걸 안다고 믿었던 세계 아래에, 아직 한 번도 내려가 본 적 없는 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면서.
‘모름’라는 이름은 이 그림책의 가장 아름다운 장치다. 모름은 결핍도, 실패도, 부끄러움도 아니다. 그저 아직 말 걸지 않은 세계, 아직 인사하지 않은 존재다. 뮈리엘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해보다 앞서는 태도는 함께 앉아 있는 것임을 이 책은 알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안녕”이라는 인사는 아주 작지만 결정적인 변화다. 세계는 여느 날과 같지만, 뮈리엘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아는 존재가 아니다. 대신 모르는 것을 환대할 줄 아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마지막 문장은 오래 남는다.
“어쩌면 조금은 다르게요.”
그림책은 아이에게는 낯섦을 두려워하지 않게, 어른에게는 '모름'을 밀어내지 않아도 되는 용기를 건넨다. 읽고 나면 숲은 그대로지만, 뮈리엘과 우리 모두의 하루는 조금 달라진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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