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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딴짓
  • 밀수꾼의 노래
  • 조나단 외
  • 16,200원 (10%900)
  • 2025-08-26
  • : 310

☆출판사지원도서


대한민국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이라는 이름은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벌써 11회째를 맞이하고 있었다니, 한국에서도 이렇게 꾸준히 SF 단편을 발굴해온 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책을 펼치며 큰 기대보다는 호기심을 먼저 품었는데, 읽다 보니 금세 작품 속 세계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단편집에는 우주,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한 7편의 수상작이 실려 있다. 그러나 단순한 상상력의 향연에 머무르지 않고, 결국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윤리와 감정을 집요하게 건드린다는 점이 인상 깊다.

특히 강렬하게 다가온 작품은 세 가지다.


〈밀수꾼의 노래〉 : 영화처럼 스펙터클한 전개 속에서 오랜 세월 우주를 누벼온 전설과 맞닥뜨리는 모험담.

〈중립 판단〉 : 태양이 사라진 절망적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냉정한 계산과 인간의 결단이 어떻게 부딪히는지를 보여준다.

〈편의점 로봇, 아시모〉 : 편의점이라는 평범한 공간에서 로봇과 인간의 일자리 문제가 생생하게 펼쳐지며, ‘내일이라도 현실이 될 법한 이야기’라는 섬뜩한 울림을 남긴다.


다른 단편들 역시 SF적 상상력을 빌려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비트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덕분에 더 현실적이고, 읽는 내내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매년 수백 편의 응모작이 몰리고, 올해는 700편 이상이 접수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SF라는 언어로 미래를 탐구한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다.


SF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혹은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 속에서 ‘내일의 인간’을 미리 마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차분히 읽기 시작했지만, 덮고 나서는 오히려 “왜 이제야 이 공모전을 알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밀수꾼의노래 #중립판단 #편의점로봇아시모 #황금가지 #조나단 #송건자 #신진오 #유혜선 #이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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