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채서포터즈3기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쉼을 꿈꾸는 일이 어쩐지 사치처럼 느껴지는 날들의 연속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조급하고, 쉴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해야만 겨우 한숨 돌릴 수 있는 삶. 그래서 이 책의 첫 문장을 읽었을 때, 울컥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는 너무 많은 걸 해내며 살아온 한 사람이, 지쳐버린 끝에서 비로소 쉼을 배우려 애쓰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바쁘게 달려온 만큼, 작가의 번아웃은 깊었고, 그로 인해 ‘쉬기’라는 가장 단순하지만 어려운 시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쉬는 동안’에도 공상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결국 또 하나의 책을 완성한다. 이 모순적인 여정이야말로, 현대를 사는 우리가 겪는 쉼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가장 유쾌하고도 진지한 반어가 아닐까?
곳곳에 등장하는 조니 선의 라인 드로잉은 글의 결을 따라가며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준다. ‘공백 채우기’, ‘이사’, ‘우정’ 같은 짧은 글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이자, 우리 삶의 거울 같다. “자신의 변화도 애도할 수 있다"라는 문장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낡아지는 내 안의 무언가를 조용히 안아주는 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쉼이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강박 없이, 내 템포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그게 글쓰기일 수도 있고, 그림 그리기일 수도 있고, 반려견과 눈을 맞추는 일이거나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순간일 수도 있겠다. 중요한 건, 그 모든 선택이 내게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쉼은 회복이고 지쳤을 때, 나의 본래 속도로 돌아가는 일이다. 이 책은 삶에 지친 이들이 각자의 삶을 조용히 돌아볼 수 있는 거울 같아서, 번아웃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번아웃이라는 말조차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조심스레 건네고 싶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그건 아마, 나를 다시 만나는 가장 조용한 방법이 아닐까? 오늘도 쉼을 꿈꾸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조니 선의 문장처럼 다정하게, 자신에게 말을 건네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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