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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딴짓
  •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니나 버튼
  • 16,200원 (10%900)
  • 2024-05-20
  • : 1,766


자연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사색이 결합된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고전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월든'보다 훨씬 더더더 좋았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Livets tunna väggar"이다. '인생(삶?)의 얇은 벽'이라고 해야 할까?

여름방학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커다란 책가방을 들고 시골에 있는 외가댁에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도시화가 되어서 안타까웠는데 올해는 니나의 여름 별장(시골에 마련한 오두막집)으로 오라는 초대장을 받았다.

요즘 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곤충이 있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웬걸 우리 동네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는 역대 가장 빨리 찾아온 폭염과 함께 한국에 등장했다.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러브버그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동남아시아로 여행 가지 않아도 되는 걸까?

독성이 없어서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너무 많은 개체 수가 떼로 출몰해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성충이 된 이후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붙은 채 비행하기 때문에 '러브 버그'라고 부른다. 인간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고 유충일 때는 흙에서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이 되면 꽃의 꿀과 수액을 먹이로 먹는 '익충'이다.

러브버그를 물리치기 위해 살충제를 뿌리고 살수차를 투입하는 모습을 본다면, 니나는 과연 어떤 말을 할까? 그냥 자연에 초대된 손님으로 러브버그를 피하기 위해 인간들이 어두운 옷을 입고 불빛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지 않을까?

니나는 여름 별장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자연과 삶에 대해 시인의 감각으로 명상적이고 시적인 탐험의 경험을 담고 있다. 풍부한 자연적 사실과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잘 버무려 서정적인 산문 같기도 하고 자연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관찰일지 같기도 하다.

개미, 벌, 여우와 다람쥐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관찰한 생태계의 복잡한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능력이 부럽다. 각 장마다 오두막에서 관찰한 작은 자연에서 더 넓은 성찰로 이동하는 니나의 관점이 매력적이다. 곤충은 곤충이고, 동물은 동물이고, 별은 별이고 우주는 우주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나아가서 인간의 역사가 아니라 자연에 살아있는 수많은 생명체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다.

사적인 개인의 일화에서 과학적 사실과 철학적 사색을 엮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읽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여름 별장을 개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별장과 그 주변 정원의 벽, 천장, 바닥에서 개미, 꿀벌, 여우, 다람쥐 등 다양한 동물들과 만나며 그녀의 집을 그들의 집으로 만들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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