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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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어찌된 감기인지 한번 걸리면 무조건 일주일이다. 패턴도 너무나 똑같다. 목감기에서 시작해서는 코감기로 발전, 마무리는 기침 감기로.. 목만 아팠던, 코만 좀 맹맹하고 말았던 그런 감기는 내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도 환절기마다 거르지 않고 꼭꼭 챙기며, 여름 감기, 겨울 독감이 옵션으로 곁들여진다.

나를 뱃속에 넣고 있었던 그 순간에도 남편의 병수발과 가난한 살림과 싸우느라, 자식에게 물질적은 사랑은 쏟아넣지 못했던 엄마를 탓하기에는 너무나 여러운 나이가 돼 버렸고, 후천적으로 체력 관리 못하는 니 탓이라는 비난을 당하기에는, 똑같이 운동 안 하고 똑같이 일에만 매여살면서도 감기 한번 안 하는 직장 동료들을 볼 때, 좀 억울하다.

그래서 감기가 돌기 시작하면 알아서 몸을 사린다. 감기 걸린 사람과는 절대 숟가락을 섞지 않으며, 될 수 있으면 얼굴 마주하고 얘기도 잘 안 하고, 따뜻한 물과 커피를 달고 산다. 인삼 달인 물을 마시면 절대 감기에 안 걸린대서 그것도 하고 있었지만, 또 어이없이 걸려들고 말다니.. 이 정도면 이젠 그만 체념하고 살아야하는 거 아닌가..

감기를 핑계로 서재를 등한시했는데, 가끔은 방문자 수를 보면서 왠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10여명이 넘게 들르고 있다는 것이 좀 신기하기도 하다. 매일 같은 글이 떠 있는 서재를 왔다가게 하는 게, 마치 집에 손님이 왔다가 그냥 가게 하는 것같은 기분과도 좀 비슷하다. 그래서 남들은 그렇게도 꾸준히 서재를 꾸몄나..

다녀가시는 분들~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들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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